글로벌 통신시장의 트렌드는 유 · 무선 통신 서비스의 융합이다. 유선전화,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 등 유 · 무선 통신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싸게 파는 결합상품은 이미 대세가 됐다. 나아가 유선과 무선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한 실질적인 컨버전스 서비스 상품도 나오고 있다. KT는 KTF와의 합병을 이런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단일 기업이 유 · 무선 통신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회사는 11개사에 이른다. 대다수가 유선통신 모기업이 이동통신 자회사를 흡수하는 형태였다. 각국 정부가 글로벌 트렌드에 부응,유선과 무선을 나누는 칸막기 규제에서 탈피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유 · 무선 통합의 대표적 사례로 이탈리아의 TI가 꼽힌다. 1위 유선통신회사였던 TI는 2006년 3월 이동통신 자회사 TIM과 전격 합병했다. 이 회사는 합병한 지 1년 뒤 유선전화,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을 하나로 묶은 '유니카(Unica)'라는 홈존서비스를 내놓았다.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결합상품이다. 유니카는 파격적인 요금으로 유 · 무선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이다. 특히 홈존 가입자끼리 유선전화와 이동전화를 쓸 경우는 무제한 정액요금제를 적용,요금 인하 경쟁을 촉발시켰다.

스페인의 텔레포니카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동통신 자회사였던 텔레포니카 모빌레스를 합병했다. 스페인,남미,유럽 지역에서 통신사업을 벌여온 텔레포니카는 통신시장 성장이 정체를 빚자 2006년 7월 합병을 단행했다. 합병 직전 스페인의 휴대폰 보급률이 104%에 달하는 등 통신시장이 포화 단계에 접어들어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