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동유럽에 금융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서유럽 국가들이 국내 주식을 주로 내다판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82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국적별로는 프랑스가 가장 많은 33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스위스(-1955억원) 독일(-773억원) 영국(-421억원) 등 유럽 국가들이 매도를 주도했다.

지난 1월 프랑스는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은 15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독일도 983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 반등을 주도했던 것과는 정반대 움직임이다.

미국과 헤지펀드 주요 설립국인 케이맨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은 올 1월 2457억원에 이어 지난달에도 12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케이맨아일랜드(-639억원) 룩셈부르크(-436억원) 등도 국내 증시에 등을 돌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일부 유럽 국가들의 경우 연초에는 한국 주식을 사들였으나 2월 들어 동유럽 '디폴트 리스크'(국가부도 위험)가 높아지면서 다시 팔아치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동유럽에 대한 투자 위험을 크게 느낀 유럽 투자자들이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을 많이 뺀 데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유럽계 자금의 매도세는 이달 들어 다소 진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승원 UBS 전무는 "특별히 강하게 파는 주체는 없으며 전반적으로 '사자'우위에 선 양상"이라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회복되고 있는 데 대해선 안도하는 모습이지만 미국 경기의 바닥권 신호들을 좀 더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