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풍력 바이오 등 녹색테마주 바람을 타고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환율 하락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등에 힘입어 주가는 한 달 만에 장중 400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매물벽인 410선을 뚫을 경우 단기적으로 470까지는 무난히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일 코스닥지수는 3.94포인트(1.0%) 상승한 398.60으로 마감했다. 장중엔 401.25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19일(장중 400.24) 이후 한 달 만에 4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은 올 들어 22.4%나 오르며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최고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비슷한 성격의 일본 자스닥이나 영국의 AIM(대안투자시장) 등 신시장은 올 들어 주가가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풍력 LED 바이오 하이브리드 태양광 원자력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테마주들이 순환매를 형성하면서 지수를 탄탄히 받치고 있는 데다 기관들의 정책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 수급이 개선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이날도 기관들이 바이오주 매수에 나서면서 디오스텍 마크로젠 메디포스트 등이 일제히 52주 신고가에 올랐다.

테마주들은 올 들어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ED 테마주인 서울반도체가 올 들어 207%나 치솟았고 원자력업체인 범우이엔지와 2차전지 업체인 엘앤에프도 1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LED 업체인 대진디엠피와 풍력 업체인 평산 용현BM 현진소재 등도 시장 평균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과거엔 코스닥 테마주들이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껍데기 회사였던 반면 최근 코스닥 테마주들은 실적이 좋거나 펀더멘털이 양호한 기업이라는 게 가장 큰 차이"라며 "지금의 테마주들은 2000년 이후 10년 동안 코스닥시장을 이끌어 온 테마주 중에서 가장 건전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들 기업은 대부분 올해 더 나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실적개선세가 뚜렷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테마주는 대부분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키코(KIKO) 등으로 순손실을 기록한 평산 주성엔지니어링 등도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곽병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기준으로 코스닥100 종목들의 2008년 연간 영업이익률(9.3%)이 코스피100 영업이익률(8.9%)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며 "이는 2003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코스닥 상위 업체들의 실적이 생각처럼 나쁘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녹색성장 등 테마주를 중심으로 한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000~1200의 박스권 장세를 뚫지 못할 경우 3월 결산을 앞둔 투신사들이 수익률 관리를 위해 코스닥시장에서 테마주 주가를 떠받치는 '윈도 드레싱'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갖혀 있게 되면 코스닥 중심의 중소형주 장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다양한 녹색테마주 중 그동안 덜 오른 테마주를 중심으로 순환매가 한 차례 더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도 "기술적으로 보더라도 코스닥시장은 이동평균선의 단기선은 높고 장기선은 낮은 정배열 상태에 있어 전형적인 상승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가장 큰 저항선인 400~410선을 넘어서면 전 고점인 470선까지는 단기에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나흘 연속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투신권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태웅이나 셀트리온 등 대표 테마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 안팎으로 고평가돼 있다"며 "일부 대장주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김태완/문혜정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