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동호 고려대 국문과 교수(61)가 신작 시집 《불꽃 비단벌레》(서정시학)를 냈다.

《공놀이하는 달마》 이후 7년 만에 출간한 이번 시집에서 그는 삽살개,하루살이,담쟁이,할머니,기러기 아빠 등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마주치는 소재에 눈을 돌렸다.

'할머니는 닳은 은수저를 내려놓으며/ 한숨처럼 말했다// 네 인생은/ 구부리지 말고 제대로 살아가 보렴.'(<은수저> 중) '처음 본 넓은 공터가 아니라/ 벽돌담 사잇길 조그만 채마밭이/ 파지처럼 구겨진 마음/ 흙 속에 갈무리해 주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손> 중)

또 불교의 영향이 드러나는 작품도 실었다. '생솔가지 지피며 눈물 감추던 겨울/ 돌의 숨결에/ 침묵의 먹을 갈던 구들장 돌부처// …(중략) 지옥의 유황불 치달린 가을 말발굽/ 망월사 앞마당/ 구들장을 뒤집어 바람의 머리칼을 다듬고 있었다. '(<구들장> 중)

시인은 "정신주의의 구극을 가고 싶었다"고 밝혔고 문학평론가 권혁웅씨는 "(작품 속에) 일상과 역사와 고전과 존재론이 들어섰다"고 평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