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日전자업계 "돈 되는 것만 한다"…구조재편 '회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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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대수술…소니는 LCD TV 군살빼기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타개…CEO 교체도 잇따라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타개…CEO 교체도 잇따라
지난 18일 오후 도쿄 시바우라에 있는 도시바 본사 39층 회의실.전격적인 사장 교체가 발표된 기자회견장에서 신임 사장에 내정된 사사키 노리오 부사장(59)은 "우선 반도체와 디지털기기 등의 구조개혁을 확실히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적자 주범으로 지적돼온 반도체 부문에 대한 대수술을 예고한 것이다.
일본 전기 · 전자업계에 구조조정 태풍이 거세다. 간판 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를 줄줄이 교체하면서 사업 구조조정을 선언하고 있다. 공통점은 호황기에 벌려놓은 군더더기를 정리,잘 할 수 있고 돈 되는 핵심 사업에만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다. 불황기에 확실히 구조조정을 해 회복기 재도약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다.
반도체 · 디지털가전과 원자력발전 등 중전기 · 인프라 분야를 성장의 두 축으로 삼아온 도시바는 불황으로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반도체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지금과 같은 사업구조를 구축했던 니시다 아쓰토시 사장(65)을 대표권이 없는 회장으로 물러나게 하고,원자력발전 등 돈 되는 중전기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사사키 부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내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반도체 부문은 도시바의 발목을 잡는 사업으로 지목돼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기기 부문은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결산에서 3400억엔의 영업적자를 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시바 전체의 최종 손익도 2800억엔의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사키 차기 사장은 반도체와 디지털기기 분야의 철저한 구조개혁과 고정비 삭감을 통해 2009년도에는 흑자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현재 4000억엔 수준인 원자력 분야 매출을 2020년에는 1조엔 규모로 늘리는 등 중전기 부문을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키울 방침이다.
지난달 주바치 료지 사장(61)을 경질하고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67)이 사장을 겸임키로 한 소니도 대대적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구조적 적자사업인 LCD(액정표시장치) TV 분야가 수술 대상이다. TV 사업 부진으로 소니는 2008회계연도 결산에서 14년 만에 처음으로 2600억엔에 달하는 영업적자와 1500엔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최고경영진 개편을 계기로 전 세계에서 1만6000명 이상을 감원하고,생산 거점을 통폐합하는 동시에 각 사업본부장에 40~50대의 '젊은 피'를 전진 배치해 공격적인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스트링거 회장은 게임과 영화,엔터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SW)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히타치제작소는 4월1일자로 후루카와 가즈오 사장(62)을 부회장으로 물러나게 하고,후임 사장 겸 회장에 자회사 회장인 가와무라 다카시(69)를 불러들이는 인사를 최근 발표했다. 2008회계연도에 7000억엔의 순손실이 예상되는 이 회사는 경영진 교체를 통해 적자 사업 정리 등 몸집 줄이기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전기부품업체인 OKI도 고정비 삭감 등 구조조정 추진을 위해 11년 만에 사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7월부터 자동차기기 사업과 TV 사업을 분사시켜 몸집을 줄이는 대신 텔레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장비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등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오가와 다카히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애널리스트는 "최고경영자 교체 바람은 구조적으로 공급 과잉이었던 전기 · 전자업계의 군살 빼기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며 "새로운 경영진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구조조정을 성공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일본 전기 · 전자업계에 구조조정 태풍이 거세다. 간판 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를 줄줄이 교체하면서 사업 구조조정을 선언하고 있다. 공통점은 호황기에 벌려놓은 군더더기를 정리,잘 할 수 있고 돈 되는 핵심 사업에만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다. 불황기에 확실히 구조조정을 해 회복기 재도약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다.
반도체 · 디지털가전과 원자력발전 등 중전기 · 인프라 분야를 성장의 두 축으로 삼아온 도시바는 불황으로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반도체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지금과 같은 사업구조를 구축했던 니시다 아쓰토시 사장(65)을 대표권이 없는 회장으로 물러나게 하고,원자력발전 등 돈 되는 중전기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사사키 부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내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반도체 부문은 도시바의 발목을 잡는 사업으로 지목돼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기기 부문은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결산에서 3400억엔의 영업적자를 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시바 전체의 최종 손익도 2800억엔의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사키 차기 사장은 반도체와 디지털기기 분야의 철저한 구조개혁과 고정비 삭감을 통해 2009년도에는 흑자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현재 4000억엔 수준인 원자력 분야 매출을 2020년에는 1조엔 규모로 늘리는 등 중전기 부문을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키울 방침이다.
지난달 주바치 료지 사장(61)을 경질하고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67)이 사장을 겸임키로 한 소니도 대대적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구조적 적자사업인 LCD(액정표시장치) TV 분야가 수술 대상이다. TV 사업 부진으로 소니는 2008회계연도 결산에서 14년 만에 처음으로 2600억엔에 달하는 영업적자와 1500엔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최고경영진 개편을 계기로 전 세계에서 1만6000명 이상을 감원하고,생산 거점을 통폐합하는 동시에 각 사업본부장에 40~50대의 '젊은 피'를 전진 배치해 공격적인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스트링거 회장은 게임과 영화,엔터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SW)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히타치제작소는 4월1일자로 후루카와 가즈오 사장(62)을 부회장으로 물러나게 하고,후임 사장 겸 회장에 자회사 회장인 가와무라 다카시(69)를 불러들이는 인사를 최근 발표했다. 2008회계연도에 7000억엔의 순손실이 예상되는 이 회사는 경영진 교체를 통해 적자 사업 정리 등 몸집 줄이기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전기부품업체인 OKI도 고정비 삭감 등 구조조정 추진을 위해 11년 만에 사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7월부터 자동차기기 사업과 TV 사업을 분사시켜 몸집을 줄이는 대신 텔레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장비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등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오가와 다카히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애널리스트는 "최고경영자 교체 바람은 구조적으로 공급 과잉이었던 전기 · 전자업계의 군살 빼기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며 "새로운 경영진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구조조정을 성공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