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금융)와 메인스트리트(실물)가 동반 침체를 겪는 가운데 정부 역할이 커지면서 공무원이 인기 직종으로 뜨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미 대학 졸업생과 MBA(경영대학원) 출신 구직자들이 정부의 공직으로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메릴랜드대 MBA에서 정부가 개최한 채용 행사에는 10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1년 전에는 참가자가 10명도 안 됐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이나 남가주대학(USC) 마셜스쿨 등 주요 MBA에서도 공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월가 금융사와 대기업의 취업문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정부 부문 일자리는 적지만 안정적인 보수와 건강보험 연금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도 공직이 인기를 끄는 한 요인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에서 교육 에너지 분야에 이르기까지 역할을 확대하면서 일부 MBA 출신들은 공직이 자신들의 경력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전체 금융 부문 채용은 지난 2월 1년 전에 비해 3.6% 줄었지만 우체국을 제외한 연방정부 채용 규모는 오히려 4.3% 증가했다. 미 정부가 경기부양책 등 재정 지출을 확대하면서 공직 채용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