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수리스크'가 세계 최고령국인 일본과 미국보다 2배나 높아 은퇴준비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장수리스크란 예상치 못한 수명의 증가로 은퇴기간이 길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뜻한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19일 발표한 '장수리스크 산정과 국제비교'에 따르면 한국의 장수리스크는 평균 0.87(2005년 통계 기준)로 미국 0.37,일본 0.35,영국 0.33에 비해 2.35~2.64배 높았다.

장수리스크가 0.87이라는 것은 실제 은퇴기간이 예상보다 평균 87%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체로 자신의 은퇴기간을 실제보다 상당히 짧게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노후자금 마련 등 은퇴준비가 전반적으로 취약하다는 얘기다.

장수리스크는 나이가 많을수록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은 수명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세대로,수명에 대한 당사자들의 인식이 실제 수명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생긴 현상으로 분석됐다.

손성동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은 "은퇴설계가 시급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과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 퇴직연금 개인연금 국민연금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