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WBC]한일 4차대전 격돌…화끈한 방망이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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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원삼, 일본 우쓰미 선발 등판
한일 야구 '4차 대전'이 터진다.
일본이 19일 열린 쿠바와의 패자부활전에서 5-0으로 승리함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20일 미국 샌디에이고 팻코파크에서 조 1, 2위 자리를 놓고 다시 한 번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일 양팀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예선과 본선을 합쳐 모두 4차례 격돌하는 것이다.
야구 팬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아니라 한·일베이스볼클래식전을 보는 것 같다"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대회 대진표가 어떻게 됐든 한국은 일본과 다시 한번 '맞짱'을 떠야 하는 운명. 태극호를 이끌고 있는 김인식 한국 감독은 "2조 1위 베네수엘라와 2위 미국 모두 메이저리거들로 구성된 팀인 만큼 약팀은 없다"며 "일본을 다시 한 번 꺾고 1조 1위로 미국을 상대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췄다.
◆한일 4차 대전은 화끈한 화력대결 예상
한국과 일본은 1조 1, 2위 결정전에 나설 선발투수로 장원삼과 우쓰미 데쓰야를 각각 내세웠다.
선발로 나설 두 투수는 여러 면에서 닮은 꼴이다.
장원삼과 우쓰미는 둘 모두 파워피칭보다는 제구력이 돋보이는 좌완 기교파 투수들이다. 지난 시즌 성적은 장원삼이 12승8패, 평균자책점 2.85였고 우쓰미도 12승8패, 평균자책점 2.73이었다.
리그가 다르긴 하지만 투구폼에 이어 성적마저 유별나게 비슷해 맞대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둘의 활약은 미미했다. 장원삼은 지난 7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1차전에서 2-8로 크게 뒤진 3회초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2와 3분의 1이닝 동안 4안타를 맞고 볼넷 3개를 내주며 3실점(2자책)한 뒤 강판됐다.
우쓰미는 이번 경기가 첫 등판이다. 쟁쟁한 투수들 틈에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 12일 애리조나캠프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평가전에서는 2이닝동안 홈런 1방을 포함해 2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양팀 벤치가 약속이라도 한 듯 닮은 꼴인 장원삼과 우쓰미를 선발투수로 각각 내세운 것은 일단 승패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1, 2위 결정전보다는 준결승과 결승전을 대비해 주력투수들을 보호하겠다는 속셈이다.
한국은 '원투 펀치'인 류현진과 봉중근이 투구 제한규정에 걸려 나설수 없고 일본 역시 '빅3' 마쓰자카 다이쓰케와 다르빗슈 유, 이와쿠마 히사시가 등판할 수 없다.
양팀 벤치는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더라도 핵심 불펜투수들을 기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20일 펼쳐지는 한국과 일본의 4번째 대결은 1위팀에게 주어지는 보너스 40만달러를 놓고 양팀 타자들의 화끈한 '방망이 전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4차전의 핵심은 '미국이냐, 베네수엘라냐다'
오는 22일부터 진행되는 4강전 부터는 1,2조 1,2위가 크로스토너먼트를 벌인다. 한국이 20일 일본에 이겨 1조 1위가 되면 준결승에서 2조 2위 미국과 붙고, 반대 경우엔 2조 1위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전을 갖는다.
이제부터 상황이 꽤 미묘하다. 김인식 감독은 준결승에서 어떤 팀과 붙어도 관계 없다는 입장이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국 보다는 베네수엘라가 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베네수엘라와 맞붙기 위해서는 비록 가정이지만 20일 일본과 순위결정전에서 패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WBC대회를 관장하기 때문에 미국은 주최국 자격이다. 3년전 1회 WBC때 4강 진출에 실패했던 미국은 이번엔 어떻게든 자존심 회복을 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미국은 적어도 결승까지는 올라가야 야구 종주국과 대회 개최국이라는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
미국의 홈 텃세도 만만치 않다. 실제 미국은 지난 18일 푸에르토리코와의 패자부활전에서 3-5로 뒤지다 9회말 6대5 역전승을 일궈냈는데 경기중 스크라이크존 판정에서 미세한 이득을 얻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19일 베네수엘라와의 순위결정전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처럼 주최국이란 이점을 얻고 있는 미국과 상대하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제3국인 베네수엘라가 조금이라도 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일본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일본은 19일 쿠바전에서 투수진 소모를 최소화하며 승리했는데, 한국과의 순위결정전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준결승 이후를 감안한 포석이라고 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한국과 일본은 20일 경기에서 서로 사력을 다해 경기에 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일전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서로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힘들다.
한일 4차대전을 보는 묘미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한일 야구 '4차 대전'이 터진다.
일본이 19일 열린 쿠바와의 패자부활전에서 5-0으로 승리함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20일 미국 샌디에이고 팻코파크에서 조 1, 2위 자리를 놓고 다시 한 번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일 양팀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예선과 본선을 합쳐 모두 4차례 격돌하는 것이다.
야구 팬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아니라 한·일베이스볼클래식전을 보는 것 같다"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대회 대진표가 어떻게 됐든 한국은 일본과 다시 한번 '맞짱'을 떠야 하는 운명. 태극호를 이끌고 있는 김인식 한국 감독은 "2조 1위 베네수엘라와 2위 미국 모두 메이저리거들로 구성된 팀인 만큼 약팀은 없다"며 "일본을 다시 한 번 꺾고 1조 1위로 미국을 상대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췄다.
◆한일 4차 대전은 화끈한 화력대결 예상
한국과 일본은 1조 1, 2위 결정전에 나설 선발투수로 장원삼과 우쓰미 데쓰야를 각각 내세웠다.
선발로 나설 두 투수는 여러 면에서 닮은 꼴이다.
장원삼과 우쓰미는 둘 모두 파워피칭보다는 제구력이 돋보이는 좌완 기교파 투수들이다. 지난 시즌 성적은 장원삼이 12승8패, 평균자책점 2.85였고 우쓰미도 12승8패, 평균자책점 2.73이었다.
리그가 다르긴 하지만 투구폼에 이어 성적마저 유별나게 비슷해 맞대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둘의 활약은 미미했다. 장원삼은 지난 7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1차전에서 2-8로 크게 뒤진 3회초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2와 3분의 1이닝 동안 4안타를 맞고 볼넷 3개를 내주며 3실점(2자책)한 뒤 강판됐다.
우쓰미는 이번 경기가 첫 등판이다. 쟁쟁한 투수들 틈에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 12일 애리조나캠프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평가전에서는 2이닝동안 홈런 1방을 포함해 2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양팀 벤치가 약속이라도 한 듯 닮은 꼴인 장원삼과 우쓰미를 선발투수로 각각 내세운 것은 일단 승패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1, 2위 결정전보다는 준결승과 결승전을 대비해 주력투수들을 보호하겠다는 속셈이다.
한국은 '원투 펀치'인 류현진과 봉중근이 투구 제한규정에 걸려 나설수 없고 일본 역시 '빅3' 마쓰자카 다이쓰케와 다르빗슈 유, 이와쿠마 히사시가 등판할 수 없다.
양팀 벤치는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더라도 핵심 불펜투수들을 기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20일 펼쳐지는 한국과 일본의 4번째 대결은 1위팀에게 주어지는 보너스 40만달러를 놓고 양팀 타자들의 화끈한 '방망이 전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4차전의 핵심은 '미국이냐, 베네수엘라냐다'
오는 22일부터 진행되는 4강전 부터는 1,2조 1,2위가 크로스토너먼트를 벌인다. 한국이 20일 일본에 이겨 1조 1위가 되면 준결승에서 2조 2위 미국과 붙고, 반대 경우엔 2조 1위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전을 갖는다.
이제부터 상황이 꽤 미묘하다. 김인식 감독은 준결승에서 어떤 팀과 붙어도 관계 없다는 입장이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미국 보다는 베네수엘라가 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베네수엘라와 맞붙기 위해서는 비록 가정이지만 20일 일본과 순위결정전에서 패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WBC대회를 관장하기 때문에 미국은 주최국 자격이다. 3년전 1회 WBC때 4강 진출에 실패했던 미국은 이번엔 어떻게든 자존심 회복을 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미국은 적어도 결승까지는 올라가야 야구 종주국과 대회 개최국이라는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
미국의 홈 텃세도 만만치 않다. 실제 미국은 지난 18일 푸에르토리코와의 패자부활전에서 3-5로 뒤지다 9회말 6대5 역전승을 일궈냈는데 경기중 스크라이크존 판정에서 미세한 이득을 얻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19일 베네수엘라와의 순위결정전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처럼 주최국이란 이점을 얻고 있는 미국과 상대하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제3국인 베네수엘라가 조금이라도 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일본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일본은 19일 쿠바전에서 투수진 소모를 최소화하며 승리했는데, 한국과의 순위결정전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준결승 이후를 감안한 포석이라고 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한국과 일본은 20일 경기에서 서로 사력을 다해 경기에 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일전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서로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힘들다.
한일 4차대전을 보는 묘미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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