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도 국채 매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추가경정 예산 재원에 필요한 국채를 한은에 직접 안기겠다고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한은이 미리 나서서 입장을 정할 필요는 없지만 시장 안정을 위해 나설 수 있다는 자세다.

한은 관계자는 19일 "정부가 추가경정 예산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불안해진다면 한은이 시장에서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금융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은은 국채 발행이 많아 채권시장 등 다른 금융거래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때 거시경제 상황에 적합한 금융활동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추경예산 규모는 27조~29조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며 이 가운데 국채 등을 통한 재원조달은 16조~18조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중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국채를 원칙적으로 시장에서 소화시킨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금리가 뛰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경우 한은이 환매조건부채권(RP) 방식으로 금융사가 인수한 국채를 사들일 계획이다. 또 RP 방식으로 한계가 있다면 환매조건을 달지 않거나 아예 정부에서 바로 인수(직매입)하는 방안도 최종 수단으로 남겨두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