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자 北월경 여부가 핵심… 中도 조사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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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기자 2명 북한에 억류 … 3일간 '쉬쉬'
미사일에 돌발 변수 … 北ㆍ美 직접대화 계기될수도
미사일에 돌발 변수 … 北ㆍ美 직접대화 계기될수도
오바마 정부 출범 후 로켓 발사 문제로 북 · 미 관계가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미국 여기자 2명 억류 사태가 돌발해 한 · 미 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문제가 잘 풀릴 경우 북 · 미 관계가 해빙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거꾸로 꼬일 경우 북 · 미 관계가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 수도 있어서다. 북한이 4월4일부터 8일 사이에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데다 미국의 식량 지원을 아무 이유없이 거부한 상태라 더더욱 그렇다.
미국 국무부의 한 관리는 19일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이 중국과 북한 접경지대에서 취재 중 북한에 억류된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이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시간으로 17일 아침 일찍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이 취재 도중 붙잡혀 북측에 억류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북측과 대화를 하려고 하는 등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후 사흘만에 확인해준 셈이다.
중국도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즉각적인 조사에 나섰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에서 미국인들에게 발생한 사건에 대해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자체는 확인해준 셈이다.
두 기자는 커런트(Current) TV의 다큐멘터리 '뱅가드 저널리즘(Vanguard Journalism)' 프로그램을 위해 옌지에서 화상 채팅에 종사하는 탈북 여성과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의 자녀들을 취재하던 중이었다. 소식통들은 이들이 두만강변에서 취재활동을 하다 우발적으로 북한 국경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욕에 체류 중인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는 "해당 기자들이 지난 11일 탈북자 실태를 취재하고 촬영하고 싶다고 해서 자문했다면서 "취재를 하다 의욕에 넘쳐 가이드라인을 어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두만강이 이 시기면 갈수기이고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만약 북한 경비대가 중국 측 지역을 넘어왔다면 북 · 중 간 외교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며 "결국 이 문제는 미국 중국 북한이 얽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언론에) 불거지지 않았다면 조용히 풀릴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1996년 한국계 미국인인 에번 헌지커가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밀입국하자 억류한 바 있다.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특사로 빌 리처드슨 하원의원을 북한에 보내 석방 협상을 타결지었다.
북한의 강릉 잠수함 침투 사건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으나 헌지커 사건이 오히려 북 · 미 관계 해소의 단초가 됐다. 북 · 미 채널이 가동돼 양측의 대화가 원할해지면서 잠수함 사건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사건도 헌지커 사건처럼 잘만 풀린다면 오히려 북 · 미 간 대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은 미국 여기자 억류 사건을 미국과의 직접 협상 창구를 마련하는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은 사건 발생 직후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 측에 '조속한 석방'을 요청하고 있지만 북측은 아직까지 이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양측 간의 비공식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돌발적으로 불거진 이번 사태의 해결 방향에 따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의 북 · 미 관계 분위기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동회 기자/베이징=조주현 특파원 kukiga@hankyung.com
문제가 잘 풀릴 경우 북 · 미 관계가 해빙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거꾸로 꼬일 경우 북 · 미 관계가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 수도 있어서다. 북한이 4월4일부터 8일 사이에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데다 미국의 식량 지원을 아무 이유없이 거부한 상태라 더더욱 그렇다.
미국 국무부의 한 관리는 19일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이 중국과 북한 접경지대에서 취재 중 북한에 억류된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이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시간으로 17일 아침 일찍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이 취재 도중 붙잡혀 북측에 억류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북측과 대화를 하려고 하는 등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후 사흘만에 확인해준 셈이다.
중국도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즉각적인 조사에 나섰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에서 미국인들에게 발생한 사건에 대해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자체는 확인해준 셈이다.
두 기자는 커런트(Current) TV의 다큐멘터리 '뱅가드 저널리즘(Vanguard Journalism)' 프로그램을 위해 옌지에서 화상 채팅에 종사하는 탈북 여성과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의 자녀들을 취재하던 중이었다. 소식통들은 이들이 두만강변에서 취재활동을 하다 우발적으로 북한 국경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욕에 체류 중인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는 "해당 기자들이 지난 11일 탈북자 실태를 취재하고 촬영하고 싶다고 해서 자문했다면서 "취재를 하다 의욕에 넘쳐 가이드라인을 어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두만강이 이 시기면 갈수기이고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만약 북한 경비대가 중국 측 지역을 넘어왔다면 북 · 중 간 외교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며 "결국 이 문제는 미국 중국 북한이 얽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언론에) 불거지지 않았다면 조용히 풀릴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1996년 한국계 미국인인 에번 헌지커가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밀입국하자 억류한 바 있다.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특사로 빌 리처드슨 하원의원을 북한에 보내 석방 협상을 타결지었다.
북한의 강릉 잠수함 침투 사건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으나 헌지커 사건이 오히려 북 · 미 관계 해소의 단초가 됐다. 북 · 미 채널이 가동돼 양측의 대화가 원할해지면서 잠수함 사건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사건도 헌지커 사건처럼 잘만 풀린다면 오히려 북 · 미 간 대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은 미국 여기자 억류 사건을 미국과의 직접 협상 창구를 마련하는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은 사건 발생 직후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 측에 '조속한 석방'을 요청하고 있지만 북측은 아직까지 이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양측 간의 비공식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돌발적으로 불거진 이번 사태의 해결 방향에 따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의 북 · 미 관계 분위기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동회 기자/베이징=조주현 특파원 kukig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