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통신장비 업체인 에릭슨이 일본 소니와 함께 세운 휴대폰 합작법인 소니에릭슨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경제전문지 매니저 매거진은 19일 "에릭슨이 보유 중인 소니에릭슨 지분 50%를 팔고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 지분을 소니가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소니와 에릭슨의 결별 움직임은 소니에릭슨의 실적 악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소니에릭슨은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LG전자 등에 밀리며 글로벌 5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이 회사는 2006년 세계 4위에 오른 데 이어 2007년 '1억대 판매'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과열 경쟁 등이 맞물리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 3300만유로(약 62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데 이어 4분기에도 1870만유로(약 35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에릭슨이 휴대폰 사업을 접고 기초 통신장비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려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니가 에릭슨의 지분을 인수할 만한 현금 동원력이 있는지도 관심사다. 과거 소니가 휴대폰 사업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은 있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인한 자금난 등으로 지분 인수가 부담스러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릭슨이 철수하면 유럽 시장에서 과거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도 소니의 고민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