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포항공대)이 2010학년도 입시에서 정원 300명 전원을 시험없이 입학사정관을 통해 뽑기로 하는 등 대학들의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인원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수시모집을 불과 6개월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각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 선발 인원을 늘리기로 함에 따라 고3 수험생들의 불안과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이 대부분 서류평가나 면접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만큼 자신의 잠재력을 증명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자신의 재능과 적성을 고려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한 사례들을 살펴보면 판타지 소설 15권을 쓰고 국어국문과에 입학하거나 법 관련 동아리 활동 경력을 인정받아 법학과에 합격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례에 주눅들거나 무조건 답습할 필요는 없다. 입학사정관제에 전형적인 프로필이란 존재하지 않으므로 남의 것을 따라 하느라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대학이 많은 만큼 전형요강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수험생들은 지원하려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적성이나 특기,성장잠재력 등을 지금부터 문서화하고,자기소개서 또는 자기평가서 등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앙대의 경우 리더십 · 봉사 · 특별활동 · 환경극복능력 · 국제화능력 등 5가지가 균형적으로 발달한 학생을 우대한다. 이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은 이 점을 고려해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관성도 중요한 잣대다. 만약 방송국 PD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자신이 찍은 영화나 동영상 등을 포트폴리오로 준비해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 자신이 학업이 부족하다면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다른 경력이나 활동이 있어야 한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해왔다든가 공부 외에 자신의 특기 등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자기 소개 능력은 필수다. 1단계로 치러지는 서류평가에서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신을 눈에 띄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면접에 대비해 재능과 잠재력,전공에 대한 열정 등을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둬야 한다.

특히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의 심층면접은 일반적으로 실시되는 구술면접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진행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내용에 있어서도 개인의 적성과 잠재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평가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대학 홈페이지를 방문해 끊임없이 심층면접 문제를 취합하고 반복적인 말하기 연습,사고력 확장 훈련 등을 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이 지원자를 성적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신이나 수능 성적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문학에 재능이 있어 국어국문학과에 지원한 학생에게 낮은 국어 점수는 자기소개의 설득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양대 오성근 입학처장은 "여러 가지 활동에 앞서 학교 교육에 충실한 것이 전제 조건"이라며 "성실한 학교 생활을 바탕으로 관심분야에 대한 활동을 열심히 했다면 좋은 성적을 받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입학사정관제 지원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사항은 입학사정관제는 수시에서 치러지는 수많은 전형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다. 학업성적보다 적성,특기,성장잠재력을 보고 뽑는다는 말에 혹해 "학업성적이 좋지 않지만 혹시 합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지원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재철/성선화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