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까지 좁혀졌던 서울 강남 · 북 간 집값 격차가 다시금 벌어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발표 등 잇따른 부동산 규제완화 효과가 서울 강남권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구)과 비강남권(강남 3개구를 제외한 서울의 나머지 22개구)의 평균 집값 격차는 2007년 1월 1687만원(이하 3.3㎡당 기준)에서 작년 12월 1190만원까지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다 지난달부터 본격 오름세로 반전돼 이달 13일 현재 1233만원까지 상승했다.


강남 3개구의 평균 집값은 작년 12월 2632만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올 들어 고개를 들기 시작해 13일까지 2667만원대로 1.3% 회복했다.

비 강남권 집값은 같은 시기 1442만원에서 1433만원으로 0.6% 하락했다.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도 작년 10~12월 강남권은 월 평균 2% 내외의 하락폭을 보이다 올 들어선 0.5%대의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반면 비 강남권은 같은 시기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조사 시점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발표된 지난 15일 이전이란 점을 감안하면 강남 · 북의 집값차는 더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남권 안에서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양도세 중과 폐지 발표 이후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중심으로 지난 1월 불붙었던 매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개포동 우정공인의 김상열 중개사는 "최근 1주일 사이에 개포주공1~4단지까지 20건 안팎의 매물이 거래돼 연초 거래량과 비슷해졌다"고 전했다.

개포1단지 52㎡형의 경우 지난 15일 이전엔 10억3000만원 선에서 매매가가 형성되다 지금은 10억7000만원 선으로 뛰었다.

반면 강북지역 집값은 보합권에서 지루한 맴돌기를 계속하고 있다. 노원구 하계동 25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월부터 매매가 전혀 없어 연초에 소화되지 못한 매물이 적체돼 있다"며 "규제완화 혜택에서 소외되다 보니 작년 4월 한창 가격이 오를 때와 비교하면 1억원 정도 하락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하계1동 현대2차 105㎡형의 경우 작년 봄 6억6500만원까지 거래되다 지금 시세는 5억3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용산 배후지역으로 경의선 복선전철 개통,랜드마크로 단지로 개발된 공덕동 롯데캐슬 입주 등의 호재가 풍부한 마포구 집값도 신통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마포구 도화동 T공인 관계자는 "신학기 전 · 월세 손님만 찾는다"며 "작년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5% 정도 내린 뒤 무덤덤한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저금리와 보유세 부담 완화,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강남권 주택들은 매도보다 '보유' 쪽으로 집주인들의 의사가 변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강남 주택시장에 유동성 규제가 풀리면 강남 집값 상승세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장규호/박종서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