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급보증을 받아 해외채권을 발행하려던 하나은행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아 이달 중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으나 지급보증 대상자 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당초 일정대로 발행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졌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하나은행이 발행할 해외 채권을 국내 투자자가 인수하는 경우에도 지급보증을 해줄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방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채권을 해외 투자자가 아닌 국내 투자자가 인수한다면 정부가 은행의 대외 채무를 지급보증해 준다는 제도의 본래 취지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이나 기업이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하면 국내 기관투자가도 외국 투자자와 함께 채권 인수에 참여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조만간 하나은행이 발행할 외화표시채권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얼마나 인수할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힘들다.

작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한 정부보증 동의안'에는 지급보증을 받는 채권자의 범위를 국내 투자자를 제외한 '비거주자인 해외 채권자'로 제한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이번 채권은 정부 지급보증 조건이 달려 있어 하나은행의 신용등급인 'A-'가 아닌 한국 정부 신용등급인 'A+'를 부여하지만 이 신용등급은 비거주자 채권자에 한해 적용된다"고 못박았다. S&P나 무디스는 아직 하나은행 발행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매기지 않았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