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머니 무브] "대형 우량주에서 돈 냄새가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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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유동성 확대 수혜주나 녹색성장주들이 단연 관심입니다. 하지만 길게 보는 큰 자금들은 역시 대형우량주를 삽니다. "
1조원가량의 고객자산을 관리하는 굿모닝신한증권 강남명품PB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현주미 센터장의 말이다.
경기 바닥을 확인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움직이는 보수적인 부자들과 달리 돈 냄새를 맡는 타고난 감각으로 선취매에 나서는 이른바 '스마트머니' 고객들은 이달 초 1000선이 재차 무너지자 재빠르게 주식을 주어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미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국내 증시도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1140포인트)을 회복하자 안도랠리에 편승하려는 자금들이 증권사 PB센터를 노크하고 있다. '이제는 한번 해 볼 때가 된거 같은데…'라며 2억~3억원씩 들고 와 나름의 시황관을 얘기하고 증권사 지점장에게 추천 포트폴리오(종목구성)를 짜 달라는 주문도 늘고 있다.
◆불어나는 증시 자금
시중자금이 주식이나 채권 등 투자자산을 찾아 본격적으로 물꼬를 튼 건 아니지만 조금씩 입질은 늘고 있다.
개인들의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2일 10조2088억원으로 10조원 붕괴 위기에 몰렸으나 최근 또 다시 증가하면서 11조원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말 9조2406억원보다 2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국내 주식형펀드(ETF제외)도 이달 들어 18일까지 1100억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채권형펀드도 6700억원 넘게 들어왔다. 반면 단기 부동자금으로 꼽히는 MMF(머니마켓펀드)의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되는 분위기다. 현주미 센터장은 "MMF에서 자금을 빼 투자할 곳을 문의하는 고객들도 간간이 보인다"고 전했다.
이달 주식형 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주로 중국과 국내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은 300억원가량이 추가 설정된 미래에셋차이나어드밴티지주식형은 중국 투자 펀드였으며 그 다음은 국내에 넣는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2였다. 인도 투자펀드들도 자금을 많이 빨아들였다. 미래에셋인디아어드밴티지주식이나 KB인디아주식형자,미래에셋KorChindia포커스7주식 등 인도 투자 펀드들도 자금유입 상위 10위 안에 다수 포진했다.
◆부자들 관심은 우량주
서울 강남권 주식투자 고객들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조재형 현대증권 개포지점장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경기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원 · 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심리는 많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120일 이동평균선 회복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현 센터장은 "강력한 저항선이던 120일선을 상향돌파함에 따라 이제는 거꾸로 이 지수대가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전했다.
부자들의 관심주는 우량주 중심이다. 조 지점장은 "고객들은 이제 살아남은 자들의 '잔치'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KB금융 등 세계 구조조정의 수혜주로 글로벌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는 종목들이 우선 관심이라는 얘기다.
최영남 GS타워WMC 센터장은 "중장기적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저평가된 IT(정보기술)주를 분할해 사들이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조금 달라진 건 위험을 좀 더 감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조 지점장은 "올 들어 증시를 뜨겁게 달군 녹색성장주를 비롯해 금융불안이 잦아들면서 유동성 우려감이 줄어든 금호아시아나,두산,STX그룹의 계열사까지 관심 종목이 넓어진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유망주 · 유망펀드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시장 분위기가 호전되면서 부자 고객을 잡기 위해 유망 종목과 펀드 추천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시중에 남아도는 여유자금이 11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에서 이들 자금이 증시로 물꼬를 틀 것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등은 5개 주요 증권사들로부터 중장기 유망주로 복수 추천을 받았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예상되는 경쟁업체들의 퇴출이나 경쟁력 상실이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보며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나 LG전자 포스코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경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증권은 원자재 관련주인 풍산과 고려아연,원화절상 수혜주인 대한항공 한국전력 등도 주가 상승 탄력이 돋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형주에서는 오리온 글로비스 효성 CJCVG 태웅 등이 유망 종목으로 꼽혀 관심을 끌었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신한BNP Tops Value 주식형과 신영마라톤주식A1 등이 복수의 증권사들로부터 유망펀드로 추천을 받았다. 또한 삼성차이나2.0본토펀드,PCA차이나드래곤A셰어 등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각 증권사들의 유망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대우증권은 녹생성장주 바람을 반영하듯 그린코리아주식형마스터랩을 추천했다. 박상훈 대우증권 WM상품전략부장은 "펀드와 같은 자산배분은 최소화하는 대신 종목발굴을 통한 수익 추구에 주력한다"고 설명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1조원가량의 고객자산을 관리하는 굿모닝신한증권 강남명품PB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현주미 센터장의 말이다.
경기 바닥을 확인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움직이는 보수적인 부자들과 달리 돈 냄새를 맡는 타고난 감각으로 선취매에 나서는 이른바 '스마트머니' 고객들은 이달 초 1000선이 재차 무너지자 재빠르게 주식을 주어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미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국내 증시도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1140포인트)을 회복하자 안도랠리에 편승하려는 자금들이 증권사 PB센터를 노크하고 있다. '이제는 한번 해 볼 때가 된거 같은데…'라며 2억~3억원씩 들고 와 나름의 시황관을 얘기하고 증권사 지점장에게 추천 포트폴리오(종목구성)를 짜 달라는 주문도 늘고 있다.
◆불어나는 증시 자금
시중자금이 주식이나 채권 등 투자자산을 찾아 본격적으로 물꼬를 튼 건 아니지만 조금씩 입질은 늘고 있다.
개인들의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2일 10조2088억원으로 10조원 붕괴 위기에 몰렸으나 최근 또 다시 증가하면서 11조원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말 9조2406억원보다 2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국내 주식형펀드(ETF제외)도 이달 들어 18일까지 1100억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채권형펀드도 6700억원 넘게 들어왔다. 반면 단기 부동자금으로 꼽히는 MMF(머니마켓펀드)의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되는 분위기다. 현주미 센터장은 "MMF에서 자금을 빼 투자할 곳을 문의하는 고객들도 간간이 보인다"고 전했다.
이달 주식형 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주로 중국과 국내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은 300억원가량이 추가 설정된 미래에셋차이나어드밴티지주식형은 중국 투자 펀드였으며 그 다음은 국내에 넣는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2였다. 인도 투자펀드들도 자금을 많이 빨아들였다. 미래에셋인디아어드밴티지주식이나 KB인디아주식형자,미래에셋KorChindia포커스7주식 등 인도 투자 펀드들도 자금유입 상위 10위 안에 다수 포진했다.
◆부자들 관심은 우량주
서울 강남권 주식투자 고객들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조재형 현대증권 개포지점장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경기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원 · 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심리는 많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120일 이동평균선 회복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현 센터장은 "강력한 저항선이던 120일선을 상향돌파함에 따라 이제는 거꾸로 이 지수대가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전했다.
부자들의 관심주는 우량주 중심이다. 조 지점장은 "고객들은 이제 살아남은 자들의 '잔치'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KB금융 등 세계 구조조정의 수혜주로 글로벌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는 종목들이 우선 관심이라는 얘기다.
최영남 GS타워WMC 센터장은 "중장기적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저평가된 IT(정보기술)주를 분할해 사들이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조금 달라진 건 위험을 좀 더 감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조 지점장은 "올 들어 증시를 뜨겁게 달군 녹색성장주를 비롯해 금융불안이 잦아들면서 유동성 우려감이 줄어든 금호아시아나,두산,STX그룹의 계열사까지 관심 종목이 넓어진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유망주 · 유망펀드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시장 분위기가 호전되면서 부자 고객을 잡기 위해 유망 종목과 펀드 추천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시중에 남아도는 여유자금이 11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에서 이들 자금이 증시로 물꼬를 틀 것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등은 5개 주요 증권사들로부터 중장기 유망주로 복수 추천을 받았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예상되는 경쟁업체들의 퇴출이나 경쟁력 상실이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보며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나 LG전자 포스코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경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증권은 원자재 관련주인 풍산과 고려아연,원화절상 수혜주인 대한항공 한국전력 등도 주가 상승 탄력이 돋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형주에서는 오리온 글로비스 효성 CJCVG 태웅 등이 유망 종목으로 꼽혀 관심을 끌었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신한BNP Tops Value 주식형과 신영마라톤주식A1 등이 복수의 증권사들로부터 유망펀드로 추천을 받았다. 또한 삼성차이나2.0본토펀드,PCA차이나드래곤A셰어 등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각 증권사들의 유망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대우증권은 녹생성장주 바람을 반영하듯 그린코리아주식형마스터랩을 추천했다. 박상훈 대우증권 WM상품전략부장은 "펀드와 같은 자산배분은 최소화하는 대신 종목발굴을 통한 수익 추구에 주력한다"고 설명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