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1조 순위 결정전.

한국의 선발 라인업은 종전과 달랐다. 붙박이 주전들을 상당수 빼고 그동안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을 채웠다. 박경완 대신 강민호가 안방을 지켰고 선발 유격수 자리에는 박기혁 대신 최정이 투입됐다. 중견수 자리에 이택근이 선발로 나선 것도 최근 경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실전 경험이 부족했던 백업요원들은 경기 초반부터 당황했다. 중견수로 나섰던 이택근은 2회초 무라타의 타구를 더듬는 바람에 1루타를 2루타로 헌납했고 이번 대회 첫 출장한 최정은 3루 땅볼을 친 이와무라를 악송구로 살려줬다. 초반 분위기가 일본으로 넘어가는 빌미가 됐다.

강민호의 투수 리드도 박경완에 비해서는 미흡하다는 인상이었다. 7회초 투스트라이크 노볼에 몰린 9번 가타오카를 결국 볼넷으로 걸어나가게 허용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

7회말 ‘병살타’로 무사 1루의 찬스를 날린 추신수와 8회초 또 한번의 에러로 1점을 헌납한 이택근도 몸이 무거웠다. 이용규 대신 출전한 이종욱도 삼진 두 개로 부진했다.

이번 대회에서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김광현과 모처럼 선발로 나온 장원삼도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날 일본의 안타수는 15개. 반면 한국은 6개에 그치며 힘을 쓰지 못했다.

굳이 이길 필요가 없다는 약간의 느슨함이 철옹성 같았던 한국팀에 2%의 빈틈을 만든 듯한 한 판이었다.

한편, 이날 경기 3회말 일본의 우쓰미 선수가 던진 초구가 국가대표팀 이용규선수의 뒤통수를 강타해 '빈볼'논란이 일고 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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