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와 대학교육협의회가 국내기업들의 대학 만족도를 처음 조사해 지난 19일 발표한 '산업계 관점의 대학평가 결과'는 우리 대학교육이 여전히 산업현장과 괴리(乖離)된 현실을 거듭 확인시켜주고 있다. 주요기업들의 신입직원에 대한 직무능력 만족도는 100점 기준으로 평균 72점에 그쳤고,신입사원들이 직접 대학교육의 산업현장 적용도를 평가한 점수는 48점에 불과했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산업 현장에선 별 쓸모가 없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우리 대학교육이 산업계 수요에 맞는 인력을 양성하지 못함으로써 초래되고 있는 심각한 경제 · 사회적 낭비는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기업환경과 시장,기술 등은 하루가 다르게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 대학은 구식 이론에 치우친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니 현장에서 제대로 응용할 수 없고,기업은 신입사원 재교육에 막대한 경비와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앞으로 대학 경쟁력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산업분야별 대학만족도가 공개됨으로써 대학들의 수요자 중심 교육,경쟁력있는 교육을 위한 좋은 자극제가 될 만하다.

대학의 실무형 인재육성을 위해 시급한 것이 전문화된 특화교육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 같은 평가를 모든 대학 모든 전공분야로 넓혀 어느 대학이 얼마나 우수한 교육을 통해 산업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지 공개되고,대학도 기업수요와 연계(連繫)된 교육과정을 재정립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학의 특성화와 산학협력 강화,현업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활용이 학생들의 직무능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