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다시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주식이나 펀드 손실의 상처가 여전한 데 현금이 애물단지라는 말이 언뜻 와닿지 않을 것이다. 크게 떨어졌던 원화가치도 회복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 말은 단기금융상품의 이율이 가파르게 하락함에 따라 현금을 굴릴 만한 효과적인 수단을 찾기 어려워졌음을 뜻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MMF(머니마켓펀드) 운용 규제의 합리화 방안이 발표됐다. 변화무쌍한 금융 환경에 놓여 있는 만큼 변경된 정책과 더불어 현금 관리 전략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연말연초에 국채금리 및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고,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은 아직 불안하다고 판단해 갈 곳 몰라 하던 자금이 MMF로 급속히 유입됐다.

MMF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며,2~3일 투자하고 있어도 보통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이다. 따라서 MMF는 안정적 자산운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주식이나 파생상품,A등급 이하의 회사채나 잔존 만기가 1년 이상인 채권 등에는 투자하지 못하도록 별도의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MMF의 경우 예금에 예치하는 비중이 과도한 경우가 목격되자 금융위원회에서는 자금 순환의 폭을 넓히기 위해 규제 합리화 방안을 내놓았다.

주요 내용은 기존의 잔존 만기가 1년 이내인 국채증권에만 투자 가능하도록 한 규정을 펀드재산의 5% 이내 한도에서 잔존 만기가 1년 이상 5년 이내인 국채도 편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올해 큰 폭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만큼 중장기 국채 발행과 유통시장 활성화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맞물려 있다.

이러한 MMF의 투자 가능한 국채 잔존 만기 조정 및 한도설정 방안은 2분기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실행될 예정이다. 잔존 만기가 긴 국채의 편입 허용에 따라 MMF 투자자산의 가중평균 잔존 만기는 현재보다 평균적으로 약1.5배 정도 길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이는 시장 금리 변화에 따라 MMF도 과거에 비해 수익률 변동폭이 다소나마 확대될 수 있음을 뜻한다. 즉 금리 하락시에는 MMF 수익률에도 긍정적일 것이며,반대로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 MMF 수익률이 그리 높지 못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규정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금리 하락기에는 MMF로,금리가 상승하는 경우에는 RP(환매조건부채권)로 교체 투자를 통해 현금을 보다 효과적으로 굴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현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굴릴 수 있는 '지식'은 향후 시장 회복기에 좋은 기회가 있는 곳에 적절한 투자를 시도할 수 있는 '지혜'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향후 전개될 고수익 상품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투자자라면,지금 갖고 있는 현금을 부동화시키기보다는 MMF와 RP를 적절히 활용하는 유동성 유지 전략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sy916ho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