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12월 결산법인 전체의 31%에 해당하는 516개사가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슈퍼 주총 데이'로 기록됐다. 아직 주총을 열지 않은 12월 법인은 금호산업 두산중공업 KB금융지주 등 863개사로 이들은 오는 31일까지 주총을 연다.

이날 주총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에 나서 주목됐다. 기관들은 과거엔 어떤 안건이든 대부분 경영진 측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올해는 펀드 수익으로 반영되는 배당을 올리라거나 경영을 감시할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에서 회사 측에 반대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국민연금이 2대 주주(지분율 20.38%)인 데칸 밸류 어드바이저스 펀드를 지지해 관심을 끌었던 환인제약의 주총은 경영진 측의 승리로 끝났다.

4.5%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의 지지를 업고 외국계 펀드가 제안한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87% 수준인 659만8252주가 참여했으며 회사 측은 소액 주주들의 지분을 모아 절반이 넘는 57.6%(373만8142주)를 확보,이광식 회장 및 이계관 사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남해화학 BYC 리바트 등의 주총에선 운용사들이 배당금이 적다며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GS건설메가스터디의 주총에선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하기도 했다.

남해화학 지분을 각각 1.92%와 0.45% 보유한 푸르덴셜자산운용과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해 회사의 영업이익이 480% 급증했지만 배당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유리자산운용은 BYC 주총에서 배당금이 적다며 보유 지분 5.95%의 의결권을 반대 쪽으로 행사했다. 리바트 주총에서도 알리안츠GI자산운용이 같은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대주주와의 현격한 지분 차이로 운용사들이 해당 안건을 부결시킨 사례는 한 건도 없다.

○…한국전력은 올해 주주 배당을 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한전이 배당을 하지 않은 것은 1989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작년 유연탄 가격 등 전력 구입비 증가로 3조6592억원의 영업 손실,2조9525억원의 순손실 등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적자 규모가 예상 외로 커지면서 자금난이 악화돼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국내 매출 8조9000억원과 해외법인 매출 67억달러를 달성키로 했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9조3734억원,영업이익은 1조1866억원이었다. 정석수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경영 목표를 내실 강화를 통한 수익성 증대와 신성장 사업 창출에 뒀다"며 이같이 밝혔다.

모비스는 이날 김동진 부회장을 사내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임기 만료된 정 사장을 재선임했다. 이에 따라 사내 이사진은 정몽구 현대 · 기아차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포함한 4명으로 구성됐다.

모비스는 주총 뒤 열린 이사회에서 김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기존 정몽구 회장과 정석수 사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 부회장을 포함한 3인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게 됐다. 사외이사에는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대학원장을 재선임하고 이우일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한진중공업은 한진도시가스㈜ 이재용 대표이사를 조선부문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한진중공업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건국대 경제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한진중공업 회계담당 이사,사업관리담당 상무,한진도시가스㈜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한진도시가스㈜는 심정섭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는 회사명을 ㈜GS로 변경하고 김우석 예일회계법인 회장과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CJ홈쇼핑도 회사 이름을 'CJO쇼핑'으로 바꾸고 국내 유통업체로는 처음 인도 시장에 진출키로 했다. 새 CI는 오는 5월 발표한다.

이 회사는 이날 아시아 미디어 네트워크인 STAR그룹과 50 대 50으로 출자(자본금 5500만달러)하는 홈쇼핑 합자법인 'SCN'을 설립키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정리=산업부 · 증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