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고맙고 미안하다"…대우맨 10년만에 '눈물의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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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은 대우 42주년 총회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73)이 1999년 그룹 해체 이후 뿔뿔이 흩어진 대우인들과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세계경영'의 본거지였던 서울역 앞 옛 대우그룹빌딩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20일 저녁 열린 대우그룹 창립 42주년 행사장에서다.
김 전 회장은 회한에 젖어 말을 잇지 못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듯 행사장 입장 땐 양쪽에서 부축을 받았다. 환갑을 넘긴 200여명의 대우인들은 안타까운 눈길로 비운의 경영자, 옛 총수를 맞이했다. 김 전 회장은 옛 대우인들 사이에선 KKC로 불렸다. 최고의 회장 'King of King of Chairman'이란 뜻이다.
김 전 회장은 200여 대우인들 앞에서 목이 메인 채 "고맙다,미안하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과거 대우그룹 홍보를 맡았던 백기승씨가 전했다. 김 전 회장은 "1년 정도 몸을 추스른 뒤 자주 볼 수 있도록 하자"고 인사했다.
예정보다 20여분 늦은 이날 저녁 7시40분께 행사장에 도착한 김 전 회장은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낯설지 않은 모습이었다.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지만 표정은 밝아 보였다. 건강이 어떠냐는 기자 질문에 "크게 문제없다"고 들릴 듯 말 듯 대답했다. "몸이 좋지 않아서 따뜻한 태국이나 베트남에서 요양도 했고,중국을 방문해 쉬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며 건강이 좋지 않음을 내비쳤다.
그는 공식행사에 참석한 게 10년은 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10년도 더 된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을 조문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명동성당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었다. 김 전 회장은 "외부 활동을 많이 못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한 뒤 "김 추기경 빈소에는 도움을 많이 받아 찾아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옛 대우 인사는 "노사문제 등이 생겼을 때 김 추기경으로부터 조언을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전 회장은 항간의 관심이 쏠려있는 재기(再起),옛 대우그룹의 부활을 묻는 기자 질문에 "몸이 안 좋기 때문에 몸을 추스르고 있는 중"이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행사에는 정주호 대우인회 회장과 이경훈 전 ㈜대우 회장, 윤영석 전 대우중공업 회장,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 장병주 전 ㈜대우 사장,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심봉섭 전 대우자동차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대우인터내셔널 김재용 대표이사와 대우자동차판매 이동호 사장,대우일렉트로닉스 이성 대표이사 등이 창립 42주년을 기념하는 화환을 보냈다. 김 전 회장은 1시간30여분에 걸친 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재회를 기약했다. 대우인들은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자는 뜻이 담긴 '대우가족의 노래'를 부르며 KKC가 참석한 10년 만의 모임을 마쳤다.
김 전 회장의 대외 행보가 활발해지면서 재계 일각에선 김 전 회장을 중심으로 대우그룹이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윤영석 회장,김태구 전 대우차 회장 등 전직 임원 40여명을 초청해 회동했다.
김 전 회장은 추징금 납부 문제가 남아 있지만 2007년 12월 특별사면을 받은 만큼 대외활동을 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 한 참석자는 "김 전 회장이 국내에 머물고 있어 친목 모임에 초청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이 대우를 위해 몸바쳐 일했던 직원들에게 마음의 빚이 크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며 "오늘 행사를 계기로 오랜만에 회장과 만나 안부를 물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서울 방배동에 있는 아들 집에 거주하고 있으며 젊은 개인비서를 두고 있지만 혼자 다니시는 일도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자서전을 출간할 계획이 없느냐고 묻자 "언젠가는 정리를 하시겠지만 아직 준비는 안 하고 계신 듯하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김 전 회장은 회한에 젖어 말을 잇지 못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듯 행사장 입장 땐 양쪽에서 부축을 받았다. 환갑을 넘긴 200여명의 대우인들은 안타까운 눈길로 비운의 경영자, 옛 총수를 맞이했다. 김 전 회장은 옛 대우인들 사이에선 KKC로 불렸다. 최고의 회장 'King of King of Chairman'이란 뜻이다.
김 전 회장은 200여 대우인들 앞에서 목이 메인 채 "고맙다,미안하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과거 대우그룹 홍보를 맡았던 백기승씨가 전했다. 김 전 회장은 "1년 정도 몸을 추스른 뒤 자주 볼 수 있도록 하자"고 인사했다.
예정보다 20여분 늦은 이날 저녁 7시40분께 행사장에 도착한 김 전 회장은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낯설지 않은 모습이었다.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지만 표정은 밝아 보였다. 건강이 어떠냐는 기자 질문에 "크게 문제없다"고 들릴 듯 말 듯 대답했다. "몸이 좋지 않아서 따뜻한 태국이나 베트남에서 요양도 했고,중국을 방문해 쉬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며 건강이 좋지 않음을 내비쳤다.
그는 공식행사에 참석한 게 10년은 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10년도 더 된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을 조문하기 위해 지난달 18일 명동성당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었다. 김 전 회장은 "외부 활동을 많이 못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한 뒤 "김 추기경 빈소에는 도움을 많이 받아 찾아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옛 대우 인사는 "노사문제 등이 생겼을 때 김 추기경으로부터 조언을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전 회장은 항간의 관심이 쏠려있는 재기(再起),옛 대우그룹의 부활을 묻는 기자 질문에 "몸이 안 좋기 때문에 몸을 추스르고 있는 중"이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행사에는 정주호 대우인회 회장과 이경훈 전 ㈜대우 회장, 윤영석 전 대우중공업 회장,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 장병주 전 ㈜대우 사장,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심봉섭 전 대우자동차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대우인터내셔널 김재용 대표이사와 대우자동차판매 이동호 사장,대우일렉트로닉스 이성 대표이사 등이 창립 42주년을 기념하는 화환을 보냈다. 김 전 회장은 1시간30여분에 걸친 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재회를 기약했다. 대우인들은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자는 뜻이 담긴 '대우가족의 노래'를 부르며 KKC가 참석한 10년 만의 모임을 마쳤다.
김 전 회장의 대외 행보가 활발해지면서 재계 일각에선 김 전 회장을 중심으로 대우그룹이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윤영석 회장,김태구 전 대우차 회장 등 전직 임원 40여명을 초청해 회동했다.
김 전 회장은 추징금 납부 문제가 남아 있지만 2007년 12월 특별사면을 받은 만큼 대외활동을 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 한 참석자는 "김 전 회장이 국내에 머물고 있어 친목 모임에 초청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회장이 대우를 위해 몸바쳐 일했던 직원들에게 마음의 빚이 크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며 "오늘 행사를 계기로 오랜만에 회장과 만나 안부를 물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서울 방배동에 있는 아들 집에 거주하고 있으며 젊은 개인비서를 두고 있지만 혼자 다니시는 일도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자서전을 출간할 계획이 없느냐고 묻자 "언젠가는 정리를 하시겠지만 아직 준비는 안 하고 계신 듯하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