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의 위축은 임직원을 채용하는 기업들에 새로운 숙제를 부여했다. 그동안 기업들의 관심은 우수한 후보자들을 얼마나 많이 지원하게 하느냐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입사 문이 좁아져 지원자 수가 폭증함에 따라 지원자 확보에 관한 고민은 상당 부분 풀렸다. 대신 엄청나게 몰려드는 지원자를 어떻게 선별하느냐 하는 점이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지원자에 대한 평가가 인재 확보의 관건이 되고 있는 셈이다.

지원자 평가가 어려운 것은 학력과 경력에선 우열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공기업，금융기업，외국계 기업 등 취업 선호도가 높은 기업들의 경우 후보자 대다수가 학력과 경력에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있다.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 해외 유명대학에서 MBA나 석 · 박사 과정을 마친 사람들이 수두룩하고 각종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력사원이나 간부들은 주요 기업에서 탄탄한 실무경력을 쌓았다. 이에 따라 학력이나 경력 외의 요소가 평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반적으로 기업에 제출하는 입사서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다. 경우에 따라 그간의 직무 및 성과를 자세히 언급한 경력기술서，관련 업계 저명인사의 추천서 등이 첨부되는 경우도 있지만 핵심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다. 이력서에 기재하는 학력과 경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자기소개서에 담게 된다. 결국 지원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당락의 결정은 자기소개서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원자의 대부분은 자기소개서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는 이력서에 담지 못한 자신의 성장과정이나 경력，가치관 등을 쓰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헤드헌팅회사에 접수되는 임원급이나 간부급의 자기소개서 중에는 무성의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 수두룩하다. 또 기업의 신입사원 면접에 참여해 보면 정해진 양식에 맞춰 단편적인 사실을 나열한 자기소개서를 쉽게 발견하게 된다.

이력서가 양적 평가 대상이라면 자기소개서는 질적 평가의 대상이다. 채용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지원자의 이미지를 연상하려고 노력한다.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이미지가 분명히，그리고 차별적으로 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자기소개서 작성 때 최근 마케팅 쪽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스토리텔링은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전달한다.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광고는 상품의 가격과 이미지만을 밋밋하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가공한다든지 또는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법으로 고객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따라서 스토리텔링 기법을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작성에 접목한다면 자신의 이미지를 인사담당자에게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