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솔루트 보드카' 하면 병 디자인이나 광고 캠페인 얘기를 많이 하지만 사실 제품력이 없는 화려한 마케팅은 공허한 포장일 뿐입니다. "

프리미엄 보드카의 대명사로 통하는 스웨덴 '앱솔루트 보드카'의 케틸 에릭슨 사장(47)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아트 보틀'로 불리는 라벨 없는 투명한 술병.20세기 10대 광고의 하나로 꼽히며 우표처럼 수집 대상이 되기까지 한 광고 캠페인으로 유명하지만 에릭슨 사장은 먼저 '제품력'부터 강조했다.

에릭슨 사장이 소개하는 앱솔루트 보드카의 제품 철학은 '원 소스(one source)'.스웨덴 남부의 고급 밀 산지인 아후스에서 재배한 겨울 밀과 자사 소유의 샘에서 퍼올린 청정수만을 사용해 하루 50만병을 생산한다.

다른 보드카 브랜드들이 대부분 밀에 감자,옥수수,고구마 등 상대적으로 싼 재료들을 섞어 만드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앱솔루트만의 이런 독특한 원 소스 생산 방식은 아후스 증류소가 설립된 1906년 이래 10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국내에선 최근 보드카 폭탄주가 유행하는데 마셔 봤느냐는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다. "맥주+보드카는 상상도 못해 본 레시피였죠.그런데 앱솔루트 시트론이나 앱솔루트 어피치를 넣어 만든 폭탄주가 그렇게 맛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

앱솔루트는 세계 보드카 시장에서 '스미노프'에 이어 2위이지만 한국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그 이면에는 디자인과 광고 마케팅을 통한 '명품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링거 병을 연상시키는 짧은 목의 투명한 술병은 '투명(clarity),단순(simplicity),완벽(perfection)'을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와 딱 맞아떨어진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기본 제품과 함께 시트론(레몬),바닐라,맨드린(감귤),피치(복숭아),페어(배) 5가지 맛의 플레이버 제품 등 모두 6종이 나와 있다. 에릭슨 사장이 제안하는 보드카 마시기의 몇 가지 팁."보드카를 마실 때는 생선 요리가 좋습니다. '보드카 마티니'나 '페어&스프라이트'(앱솔루트 페어에 사이다를 섞은 것)로 마셔 보기를 권합니다. "

글=윤성민 기자/사진=임대철 인턴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