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문화 공부 좋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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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백화점판매원 마튼씨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관. 매장 한 쪽을 지나는 고객들은 한번쯤 발길을 멈추고 한 직원을 바라보게 된다. 바로 푸른 눈의 판매사원 미셸 마튼(26) 때문이다.
프랑스 브르타뉴에서 태어난 마튼씨는 2006년 영국 리즈경영대를 나와 프랑스 세람 비즈니스 스쿨에서 국제경영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KAIST에 왔고 12월부터 갤러리아 식품관의 '데일스포드' 매장에서 일하고 있다.
영국 업체인 데일스포드는 유기농 식품,세제 등을 판매하는 회사다. "한국의 소비문화를 알고 싶었어요. 간접 경험이 아닌 체험을 하고 싶었죠.'유기농 마니아'이기도 해 지인이 제안한 일자리를 선뜻 받아들였습니다. "
근무 첫 날,백화점 직원들이 모두 그를 보러 왔다. 잼 한 통이 2만2000원의 고가 브랜드인데 판매사원이 한국어도 모르는 외국인이기 때문이었다. 직원들은 대부분 '특이하긴 하지만 한 달을 못 버틸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마튼씨는 주말 사흘(금~일)에 평일의 2배가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 비결을 묻자 마튼씨는 "수입 제품이니까 외국인이 파는 게 맞다"며 웃었다. 덕분에 단골도 많이 생겼다. "특히 외국에서 살다 온 고객들이 저를 반가워 합니다. "
마튼씨는 3개월간 소비자 관찰 결과를 토대로 한국 사람들의 소비성향을 분석한 레포트를 학교에 제출하기도 했다. "한국은 여성 고객이 전체의 85% 이상입니다. 남녀가 반반인 영국,프랑스와 차이가 있죠.가장 인상적인 것은 한국 사람들의 열린 자세입니다. 허브 줄기로 담근 올리브 오일이나 스파이시한 케첩 등 새 상품이 들어오면 호기심을 갖습니다. 낯선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거죠.오늘날 한국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