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기금 '금융위기 해결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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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력한 주도로 신속 대응·선제적 지원
환란 당시 '부실채권정리기금' 업그레이드 버전
환란 당시 '부실채권정리기금' 업그레이드 버전
'구조조정기금,만능카드가 될 것인가. '
정부는 오는 5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설치하는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을 다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회사의 부실 채권 인수라는 기본 임무 외에도 구조조정 전반에 걸쳐 요구되는 각종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위기 해결을 위한 신속대응군
구조조정기금은 외환위기 당시 배드뱅크 역할을 맡았던 부실채권정리기금보다 기능이 강화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부실 채권의 출자전환과 출자전환 기업에 대한 자금 대여 및 지급 보증까지 허용하는 등 신규 자금 지원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부실채권정리기금에서는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채권의 상환유예,이자 감면 등 간접 지원만 가능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이 일시에 소요되는 기업 구조조정의 경우 신속한 재원 조성이 가능한 구조조정기금에 집중시켜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금이 매입할 수 있는 부실 채권의 등급을 '고정' 이하에서 '요주의'로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에는 회수의문 및 추정손실의 고정 이하 여신만 매입했지만 구조조정기금은 요주의 채권까지로 매입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 주도로 시장 불안 차단
정부 주도로 시장 실패에 대비,경제주체들의 불안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두 기금은 닮은꼴이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은 외환위기직전인 1997년 8월 당시 강만수 재경부 차관과 윤증현 금융정책실장이 주도해 만들었다.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부실 채권 처리를 전담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1989년 미국 저축대부조합의 대규모 파산 처리를 맡았던 정리신탁공사(RTC)를 모델로 당시 성업공사(현 자산관리공사)에 설치했다. 설립 당시에는 기금 규모가 1조5000억원이었지만 위기가 심화돼 매입 대상 부실 채권이 32개 은행과 30개 종금사,50개 상호신용금고가 갖고 있던 111조원으로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26배 많은 39조2000억원이 투입됐다. 작년 말 현재 43조2000억원을 회수해 3조8000억원의 수익을 남겼다.
금융위 관계자는 "구조조정기금도 기업들의 부도가 금융회사에 전이돼 실물경제에 혼란을 주는 사태를 막고 금융시스템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모럴 해저드 방지가 관건
전문가들은 구조조정기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시장평가 및 투명한 처리 절차와 함께 당사자 간 공평한 손실 부담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의 경우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가 출연금 일부를 부담했고,비용 최소화를 위해 경쟁력 있는 기업과 금융회사에만 지원이 이뤄졌으며 채권단과 주주,경영진,종업원들이 공평하게 손실을 떠안도록 했다는 것이다.
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당시 채권단의 채무 탕감과 출자전환 시 대주주 보유 지분을 소각하고,기존 경영진의 퇴진과 함께 사업부문과 인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이를 점검하기 위한 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토록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도 구조조정기금이 전액 정부보증 채권으로 조성되는 사실상 공적자금으로 국회의 지급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기금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정부는 오는 5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설치하는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을 다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회사의 부실 채권 인수라는 기본 임무 외에도 구조조정 전반에 걸쳐 요구되는 각종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위기 해결을 위한 신속대응군
구조조정기금은 외환위기 당시 배드뱅크 역할을 맡았던 부실채권정리기금보다 기능이 강화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탄생할 전망이다. 부실 채권의 출자전환과 출자전환 기업에 대한 자금 대여 및 지급 보증까지 허용하는 등 신규 자금 지원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부실채권정리기금에서는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채권의 상환유예,이자 감면 등 간접 지원만 가능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이 일시에 소요되는 기업 구조조정의 경우 신속한 재원 조성이 가능한 구조조정기금에 집중시켜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금이 매입할 수 있는 부실 채권의 등급을 '고정' 이하에서 '요주의'로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에는 회수의문 및 추정손실의 고정 이하 여신만 매입했지만 구조조정기금은 요주의 채권까지로 매입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 주도로 시장 불안 차단
정부 주도로 시장 실패에 대비,경제주체들의 불안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두 기금은 닮은꼴이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은 외환위기직전인 1997년 8월 당시 강만수 재경부 차관과 윤증현 금융정책실장이 주도해 만들었다.
실물경제 지원을 위해 부실 채권 처리를 전담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1989년 미국 저축대부조합의 대규모 파산 처리를 맡았던 정리신탁공사(RTC)를 모델로 당시 성업공사(현 자산관리공사)에 설치했다. 설립 당시에는 기금 규모가 1조5000억원이었지만 위기가 심화돼 매입 대상 부실 채권이 32개 은행과 30개 종금사,50개 상호신용금고가 갖고 있던 111조원으로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26배 많은 39조2000억원이 투입됐다. 작년 말 현재 43조2000억원을 회수해 3조8000억원의 수익을 남겼다.
금융위 관계자는 "구조조정기금도 기업들의 부도가 금융회사에 전이돼 실물경제에 혼란을 주는 사태를 막고 금융시스템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모럴 해저드 방지가 관건
전문가들은 구조조정기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시장평가 및 투명한 처리 절차와 함께 당사자 간 공평한 손실 부담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의 경우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가 출연금 일부를 부담했고,비용 최소화를 위해 경쟁력 있는 기업과 금융회사에만 지원이 이뤄졌으며 채권단과 주주,경영진,종업원들이 공평하게 손실을 떠안도록 했다는 것이다.
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당시 채권단의 채무 탕감과 출자전환 시 대주주 보유 지분을 소각하고,기존 경영진의 퇴진과 함께 사업부문과 인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이를 점검하기 위한 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토록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도 구조조정기금이 전액 정부보증 채권으로 조성되는 사실상 공적자금으로 국회의 지급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기금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