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질주…글로벌시장 지도 바꾼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품질ㆍ가격 '역샌드위치' 업고 마케팅 드라이브
자동차ㆍ휴대폰ㆍLCD등 점유율 높이기 시동
자동차ㆍ휴대폰ㆍLCD등 점유율 높이기 시동
"인근 포드 공장에서 노는 인력 200여명을 데려다 쓰기로 했습니다. "
LG전자 손병옥 터키 에어컨 법인장은 지난 주말 공장을 찾은 기자에게 "유럽 등 50여개국에 수출할 에어컨 주문이 3개월치나 밀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터키에 전진기지가 없고 엔고(高)에 발목이 잡힌 일본 기업들은 당분간 경쟁 상대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에어컨뿐 아니다. 자동차와 휴대폰 등 주요 품목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약진은 눈부시다. 작년까지만 해도 터키 시장에서 6위에 머무른 현대차는 점유율을 14.1%로 두 배 끌어올리며 포드(15.1%)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터키 4대 일간지 '밀리예트'는 '노키아 지고,삼성 · LG 뜬다'는 제목의 지난 16일자 1면 머리기사로 한국산 휴대폰의 선전에 주목했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과 산업계가 충격 속을 헤맨 지 6개월.GM 포드를 비롯한 미국 자동차 '빅 3'와 도요타 소니 등 글로벌 간판 기업들은 물론 많은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어디로 튈지 모를 장기 불황의 어두운 그림자에 갇혀 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민첩한 추격자로서 실력을 쌓아온 자동차 전자 LCD(액정표시장치) 등 한국의 주력 기업들은 세계 산업지도 재편과 신(新)시장 질서 구축 과정에서 빠르게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호황기에 대비해 밀어붙이고 있는 '점유율 높이기' 승부수를 품질 경쟁력과 환율 효과가 뒷받침해주고 있다. 각국 언론은 위기에 단련된 한국의 공격적 DNA(유전인자)와 '하면 된다'는 본능적 적응력,끈질긴 도전을 분석하는 기사를 내놓기에 바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GM과 도요타가 흔들리면서 현대차가 새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현대 · 기아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유일하게 점유율을 늘렸다. 한국산 LCD 기판 점유율은 대만 AUO 등 경쟁 업체들과 달리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V의 '신화' 소니에 한발 앞서 빛의 반도체 LED(발광다이오드)를 적용한 신제품을 세계에 동시 출시,LED TV 혁명을 주도하고 나섰다.
"글로벌 소비자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소니의 그림자를 지우겠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는 데다 환율 효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한국 부품업체를 향한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질주는 일본의 높은 품질,중국의 낮은 가격에 끼여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던 한국 기업의 '위기에 강한 DNA'가 빚은 작품이다. 원화의 '나홀로 약세'가 도움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사활을 건 품질 향상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역(逆)샌드위치 효과'는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모처럼 받은 탄력을 환율 효과가 사라진 이후에도 유지하는 게 이제부터의 과제다.
유근석/이스탄불=박동휘 기자 ygs@hankyung.com
LG전자 손병옥 터키 에어컨 법인장은 지난 주말 공장을 찾은 기자에게 "유럽 등 50여개국에 수출할 에어컨 주문이 3개월치나 밀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터키에 전진기지가 없고 엔고(高)에 발목이 잡힌 일본 기업들은 당분간 경쟁 상대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에어컨뿐 아니다. 자동차와 휴대폰 등 주요 품목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약진은 눈부시다. 작년까지만 해도 터키 시장에서 6위에 머무른 현대차는 점유율을 14.1%로 두 배 끌어올리며 포드(15.1%)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터키 4대 일간지 '밀리예트'는 '노키아 지고,삼성 · LG 뜬다'는 제목의 지난 16일자 1면 머리기사로 한국산 휴대폰의 선전에 주목했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과 산업계가 충격 속을 헤맨 지 6개월.GM 포드를 비롯한 미국 자동차 '빅 3'와 도요타 소니 등 글로벌 간판 기업들은 물론 많은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어디로 튈지 모를 장기 불황의 어두운 그림자에 갇혀 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민첩한 추격자로서 실력을 쌓아온 자동차 전자 LCD(액정표시장치) 등 한국의 주력 기업들은 세계 산업지도 재편과 신(新)시장 질서 구축 과정에서 빠르게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호황기에 대비해 밀어붙이고 있는 '점유율 높이기' 승부수를 품질 경쟁력과 환율 효과가 뒷받침해주고 있다. 각국 언론은 위기에 단련된 한국의 공격적 DNA(유전인자)와 '하면 된다'는 본능적 적응력,끈질긴 도전을 분석하는 기사를 내놓기에 바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GM과 도요타가 흔들리면서 현대차가 새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로 현대 · 기아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유일하게 점유율을 늘렸다. 한국산 LCD 기판 점유율은 대만 AUO 등 경쟁 업체들과 달리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V의 '신화' 소니에 한발 앞서 빛의 반도체 LED(발광다이오드)를 적용한 신제품을 세계에 동시 출시,LED TV 혁명을 주도하고 나섰다.
"글로벌 소비자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소니의 그림자를 지우겠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는 데다 환율 효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한국 부품업체를 향한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질주는 일본의 높은 품질,중국의 낮은 가격에 끼여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던 한국 기업의 '위기에 강한 DNA'가 빚은 작품이다. 원화의 '나홀로 약세'가 도움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사활을 건 품질 향상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역(逆)샌드위치 효과'는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모처럼 받은 탄력을 환율 효과가 사라진 이후에도 유지하는 게 이제부터의 과제다.
유근석/이스탄불=박동휘 기자 y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