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는 건축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능을 한다. 냉 · 난방,급수 · 급탕,환기,공조 설비,자동제어,클린룸 등이 모두 기계설비에 속한다. 인체에 비유하면 두뇌와 신경,혈관에 해당된다. 30~40년 전만 해도 건축물에서 기계설비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기껏해야 온돌 및 연탄 등 최소한의 난방설비,수도시설이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의 기계설비는 건축의 핵심 분야로 떠올랐다. 일반 건축물과 인텔리전트 빌딩의 20~30%,반도체 및 LCD 공장의 50%가 기계설비에 해당한다. 대한설비건설협회(회장 강석대 www.kmcca.or.kr)는 이렇듯 기계설비가 발전하기까지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한 기관이다.

1989년 창립된 이후 기계설비의 위상 강화는 물론 기계설비 공사업체 및 가스시설 시공업체들의 상호 교류,정보 전달 등으로 6000여 회원사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도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또 회원사의 업무영역 확대와 경영환경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분리발주 등 회원사의 경영에 필요한 제도 개선을 이뤄왔다.

최근 정부는 건설 산업을 미래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시스템 및 프로세스의 혁신을 통한 건설생산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 업체의 직접 발주가 가능한 직할시공제와 주 계약자형 공동도급제도 도입,민간 주도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를 통한 발주제도 개선,종합업체와 전문업체 간 영업범위 한정 폐지 등의 움직임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는 기계설비 시공 분야에도 합리적인 법체계 정립의 필요성을 안겨줬다.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기계설비에 비해 이를 아우르는 법체계는 미비하고,따라서 통일된 시공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대한설비건설협회는 기계설비 시공 · 관리기준법의 도입을 추진함으로써 정밀 시공과 품질 향상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구체적인 기준이나 제도조차 수립되지 않은 유지관리부문도 관련 법안에 담을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기계설비관련 기준법의 국회통과가 올해 최대 목표"라며 "아울러 25개 전문공종 중 1개의 소수공종으로 인식되고 있는 기계설비가 토목,건축,기계,전기와 함께 건설 산업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위상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