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에 세워진 행남자기(대표 노희웅)는 올해 창립 66년을 맞은 우리나라 도자기 산업의 산증인이다.

행남자기는 오랜 전통과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2007년 노벨상 시상식 식기,남북정상회담 만찬장 식기 등을 공급해왔을 뿐만 아니라 예멘 대통령궁과 청와대에도 납품할 정도로 국내외에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올 3월 현재 유럽,미주,중동,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3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는 국내 도자기업체의 수출 실적 가운데 단연 1위다. 행남자기는 2007년 'New Vision'을 선포하고 이를 통해 2013년까지 연 매출 1500억원이 넘는 '글로벌 TOP 3'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한발 한발 이행에 옮기고 있다.

특히 행남자기는 올해 세계적인 경제 위기상황을 맞아 효과적으로 위기에 대처하는 조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내부 시스템의 대폭 정비에 나섰다. 이에 회사는 우선 유통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1999년 처음 설치돼 대규모 기업체 특판 및 대형 호텔 영업장에서 행남자기의 시장점유율을 현저히 높여온 특판담당부서에서 위기 탈출을 위한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에 특판부문에 특판담당이사를 전면 배치함으로써 조직에 힘을 싣는 한편 영업용,호텔용 식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제품개발 시스템도 정비할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위기 극복의 또 다른 동력으로 디자인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행남자기의 디자인 경영 목표는 생활자기 부분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우선 글로벌 명품 브랜드 라인으로 개발한 '디자이너스컬렉션'의 후속으로 해외 지명도를 높인 국내 디자이너의 제품이 개발 중이다. 또 소비자가 참여하는 프로슈머 브랜드로서 개발한 UCC(User Created Ceramic)브랜드의 소비자 참여를 확대한 제품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론칭한 전통자기 브랜드 '고요'(사진)가 제품 라인을 확대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제품까지 개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끊임없는 제품 개발을 통해 생활자기 시장에 활력을 불어 일으키고 대한민국 대표 생활자기 기업으로서 소비자에게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시장 공략도 어느 때보다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2007년부터 중국 상하이 및 베이징의 대표 백화점에 행남자기 자체 브랜드 매장을 개설해 운영함으로써 거대 중국시장에서 유럽 명품 도자기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다. 또 올해는 근거리 해외 마케팅에 주목,인도네시아 해외법인을 근거로 한 해외수출 거점을 탄탄하게 다져나가고 있다. 특히 국내 업계 최초로 일본에 진출하고 미국의 유명 호텔체인인 하얏트와 힐튼에도 제품을 납품하는 등 반응도 좋아 수출이 대폭 늘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노희웅 대표는 "앞으로 행남자기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위기인 지금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적기"라며 "세계적인 명품 도자기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