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닷새 연속 상승하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23일 7000원(1.29%) 오른 54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막판 상승폭이 줄어들었지만 장중엔 55만5000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55만원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이로써 지난달 말 46만원 선까지 밀려났던 주가는 한 달여 만에 18.8%나 상승했다.

이 같은 강세는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에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이후 닷새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식을 46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전체 순매수 금액(4036억원)의 10%가 넘는 금액이다. 이날 역시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매수 창구 상위를 차지하며 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주간 단위로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증시 전망이 개선됨에 따라 기관들 역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등한 데다 휴대폰 부문의 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25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에는 낸드플래시 수요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달 말 1분기 실적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수세도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경쟁 업체들이 파산 직전이거나 심각한 재무적 어려움에 처해 있어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우수한 재무구조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 등이 부각되면서 시장 내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가도 40만원 중후반대를 저점으로 중장기적인 레벨업 과정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60만원을 제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