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자동차 업체들이 신차 가격을 파격적으로 깎아 주고 있다. 관리비를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만드는 누적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푸조의 국내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23일 407 HDi 등 경유 모델을 다음 달 말까지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2년간 4만㎞까지 유류비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신차 구입 때 2년간의 유류비만큼 깎아 주거나 주유 쿠폰을 미리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현재 4400만원인 407 HDi(연비 14.3㎞/ℓ,경유가격 1308원 기준)에 대해 365만원을 할인해 주는 식이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의 공식 딜러인 선인자동차는 지난 20일 CJ홈쇼핑을 통해 중형 세단 뉴 토러스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현금 499만원을 깎아 주는 행사를 벌였다. 3880만원짜리 토러스(2륜구동형 기준)를 3381만원에 판매했다. 이와 별도로 20만원 상당의 주유 상품권도 제공했다.

포드의 할인 행사는 일선 매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포드의 한 딜러는 "당초 홈쇼핑에서만 깎아 주기로 했는데,소비자 반응이 좋아 전 매장에서 홈쇼핑과 같이 할인해 주고 있다"며 "할인폭은 차종별로 5~13% 선"이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 코리아는 이달 말까지 300C 2.7 가격을 20%(912만원)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고성능 버전인 300C SRT(정가 8840만원) 가격도 1000만원 낮췄다. 셰브링이나 PT크루저 역시 10% 안팎 할인해 준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무이자 할부 또는 취득 · 등록세 지원 명목으로 차값을 사실상 낮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를 털어 내기 위해 작년 말보다 큰 폭의 할인 행사가 불가피했다"며 "환율까지 뛴 상태여서 지금은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