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위기가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으로 글로벌 증시가 오랜만에 동반 급등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1조달러 규모의 부실자산 처리 방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다우지수가 7% 가까이 오른 데 이어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등 주요 아시아 증시가 순풍을 탔다.

코스피지수는 24일 개장 이후 줄곧 강세를 보인 끝에 22.20포인트(1.85%) 오른 1221.70으로 마감,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가볍게 1200선을 탈환했다. 이날 지수는 지난 1월7일(1228.17) 이후 최고치다. 원 · 달러 환율은 8원10전 내린 1383원50전으로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3.3% 급등한 8488.30엔으로 2개월여 만에 8400엔 선을 회복했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 인도 베트남 등도 일제히 2%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이 최대 1조달러의 금융 부실자산을 매입키로 함에 따라 금융 불안 우려가 진정되면서 증시의 이른 바 '공포지수'는 급락했다. 작년 말 80.8까지 치솟았던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43.2로 전날보다 5.8% 하락했다. 국내 공포지수인 코스피 대표변동성지수도 이날 37.8로 지난달 말 44.8에 비해 7포인트 떨어졌다. 공포지수가 높을수록 향후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글로벌 금융주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미국에서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ING 등이 20% 이상 급등한 데 이어 이날 KB금융과 신한지주 등이 3~4%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김은수 PCA투신운용 전무는 "미국 금융 부실 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만들어졌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회복시켜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은행주 중심의 랠리가 펼쳐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기 반등폭이 큰 만큼 앞으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규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표는 "안도감에 따른 랠리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라며 "기업과 가계의 유동성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지표의 회복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광엽/서기열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