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산업은 최근 들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객장에 상주하며 시세를 파악하고 매매주문을 내는 고객이 급감한 자리를 인터넷과 휴대폰을 이용한 주식 거래가 메우고 있다. 주식 거래의 형태가 변하면서 바빠진 것이 콜센터다. 거래 성사 여부를 확인하거나 계좌와 관련된 각종 장애 내역을 묻는 고객들의 전화가 크게 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콜센터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상담원 수를 늘리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증권사들의 노력은 KSQI 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올해 증권 부문의 평균점수는 92점으로 지난해보다 2점 높아졌다. '우수 콜센터'로 지정된 업체는 16개로 지난해보다 3개 더 늘었다. 조사 대상 업체 중 '우수' 판정을 받지 못한 곳은 우리투자증권,이트레이트증권,한양증권 3곳뿐이다. 콜센터 이용자 숫자가 계속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그만큼 업체들의 서비스 수준이 높아져서라는 게 KMAC 측 설명이다.

우수 콜센터와 기타 콜센터를 구분한 것은 '맞이 인사' 항목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고객이 처음 나누는 대화가 맞이 인사인 만큼 업체들이 이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통화 연결성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상위권으로 분류됐다. 이 회사는 1999년 증권 업계 최초로 콜센터를 연 이래 '단일번호 체계 구축' 등의 조치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증권은 전문적이고 빠른 상담을 위해 자체 인트라넷인 '지식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표준화된 상담 처리를 위한 일종의 전자 업무 매뉴얼이다. 상담 인력도 풍부하다. 서울 수서센터와 대구센터를 포함,190명이 일평균 1만1000건의 통화를 처리하고 있다. 금융상품을 안내하는 상담팀(1588-6677)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삼성증권에서 판매하는 모든 펀드와 채권에 대한 맞춤 상담이 이 부서가 맡은 업무다.

삼성증권은 상담원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과 근무태도 평가를 위해 콜센터 통합관리 시스템인 'WFMS'를 운영하고 있다. 콜센터 운영 전반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상담원들은 회사에서 실시하는 온 · 오프라인 교육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교육 후 이뤄지는 평가 결과는 인사고과에 반영된다. 직원들 간의 건전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포상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콜센터 서비스 표준화 작업도 2002년 이뤄졌다. 개별 영업점들이 고객을 상대할 경우 서비스의 품질이 들쭉날쭉할 수 있다고 판단,각 영업점의 대표전화를 콜센터로 집중시킨 것.회사 관계자는 "콜센터 서비스의 기본은 모든 고객에게 표준화된,수준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