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자산 매입은 시장 안정에 중요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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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실자산 처리 세부방안 발표
민간투자자 참여가 성패 좌우 … 다우 급등 출발
민간투자자 참여가 성패 좌우 … 다우 급등 출발
미국 정부의 이번 부실자산 처리방안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과 시장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 정부가 금융사들이 가진 1조달러 규모의 부실자산을 사주면 금융권의 부실이 상당 부분 청소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 은행권의 부실자산 규모는 총 2조달러대로 추정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계기 기대
도쿄 RBS증권의 야마자키 마모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당국이 계획대로 1조달러 규모의 악성자산(toxic assets)을 사주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금융시장이 얼어붙었던 것은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금융파생상품 거래와 부동산대출(모기지) 부실화 등으로 인한 금융사들의 부실이 얼마나 되는지를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는 데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미국 정부에 대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선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먼저 청소할 것을 권유해왔다. 따라서 미 재무부의 이번 부실자산 처리방안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기대는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3일 한국 일본 중국 호주 등 아시아 증시가 2~4% 오른 데 이어 유럽 증시도 강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급등세로 출발했다.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가 관건
'부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매입 프로그램'의 경우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민간 투자자들에게 경쟁입찰을 부쳐 사들일 계획이다. 시장가격이 형성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FDIC는 민간 투자자들이 부실자산 매입자금 중 상당 부분을 조달하도록 지급보증을 서주기로 했다. 예컨대 민 · 관 펀드가 액면가 100달러짜리 부실자산을 84달러에 매입키로 결정했다면 FDIC가 이 중 85%인 72달러를 조달토록 보증한다는 것이다. FDIC는 대신 보증 수수료를 받는다. 나머지 12달러는 재무부가 6달러,민간 투자자가 6달러를 부담하는 구조다.
미 정부는 이런 민 · 관 펀드에 대해 자본대비 부채비율을 6 대 1까지 인정,부실자산 인수여력을 최대한 확충해주기로 했다. 재무부가 10억달러를 출연하고,민간자본이 10억달러를 투자해 20억달러의 자본금이 모아지면 다시 FDIC나 FRB 등으로부터 6배인 120억달러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대출금과 자본금을 합쳐 최대 140억달러까지 부실자산을 인수할 수 있는 셈이다.
'부실 모기지 관련 증권 매입 프로그램'은 재무부가 수개의 투자펀드를 민간 투자자들과 공동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방식(매칭펀드)이다. 이를테면 민간 투자자가 매입자금 100달러를 조성하면 재무부가 100달러를 더 보태는 식이다. 재무부는 필요할 경우 민간 투자자에게 100달러를 추가 조성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코토 컴버랜드어드바이저스 회장은 "AIG와 같은 임원보수나 지배구조 제한 등의 제재조치를 가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어 민간자본이 투자하길 꺼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부가 민간운용사를 선정하고 은행들도 보유 부실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나서야 해 몇 달쯤이 지나야 성패가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세부안은 오바마 정부의 시험대다. 가이트너 장관은 지난달 10일 부실자산 처리 밑그림을 발표했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이유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 세부안을 발표했을 때도 주가는 떨어졌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계기 기대
도쿄 RBS증권의 야마자키 마모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당국이 계획대로 1조달러 규모의 악성자산(toxic assets)을 사주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금융시장이 얼어붙었던 것은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금융파생상품 거래와 부동산대출(모기지) 부실화 등으로 인한 금융사들의 부실이 얼마나 되는지를 도무지 가늠할 수 없다는 데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미국 정부에 대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선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먼저 청소할 것을 권유해왔다. 따라서 미 재무부의 이번 부실자산 처리방안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기대는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3일 한국 일본 중국 호주 등 아시아 증시가 2~4% 오른 데 이어 유럽 증시도 강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급등세로 출발했다.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가 관건
'부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매입 프로그램'의 경우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민간 투자자들에게 경쟁입찰을 부쳐 사들일 계획이다. 시장가격이 형성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FDIC는 민간 투자자들이 부실자산 매입자금 중 상당 부분을 조달하도록 지급보증을 서주기로 했다. 예컨대 민 · 관 펀드가 액면가 100달러짜리 부실자산을 84달러에 매입키로 결정했다면 FDIC가 이 중 85%인 72달러를 조달토록 보증한다는 것이다. FDIC는 대신 보증 수수료를 받는다. 나머지 12달러는 재무부가 6달러,민간 투자자가 6달러를 부담하는 구조다.
미 정부는 이런 민 · 관 펀드에 대해 자본대비 부채비율을 6 대 1까지 인정,부실자산 인수여력을 최대한 확충해주기로 했다. 재무부가 10억달러를 출연하고,민간자본이 10억달러를 투자해 20억달러의 자본금이 모아지면 다시 FDIC나 FRB 등으로부터 6배인 120억달러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대출금과 자본금을 합쳐 최대 140억달러까지 부실자산을 인수할 수 있는 셈이다.
'부실 모기지 관련 증권 매입 프로그램'은 재무부가 수개의 투자펀드를 민간 투자자들과 공동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방식(매칭펀드)이다. 이를테면 민간 투자자가 매입자금 100달러를 조성하면 재무부가 100달러를 더 보태는 식이다. 재무부는 필요할 경우 민간 투자자에게 100달러를 추가 조성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코토 컴버랜드어드바이저스 회장은 "AIG와 같은 임원보수나 지배구조 제한 등의 제재조치를 가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어 민간자본이 투자하길 꺼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부가 민간운용사를 선정하고 은행들도 보유 부실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나서야 해 몇 달쯤이 지나야 성패가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세부안은 오바마 정부의 시험대다. 가이트너 장관은 지난달 10일 부실자산 처리 밑그림을 발표했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이유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 세부안을 발표했을 때도 주가는 떨어졌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