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최대 1조달러 규모의 금융 부실자산 해소계획에 대해 이보다 최소 두배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전문지 마켓와치는 23일(현지시간)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해 "은행 부실자산 매입에 1조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최소 두배는 돼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크 잔디는 "은행들이 아직 상각하지 않은 것까지 더하면 2조5000억원 정도의 부실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23일 정부와 민간자본이 함께 은행권의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최대 1조달러의 공공민간투자프로그램(PPIP, Public Private Investment Program)을 발표했다.

재무부는 부실자산 구제계획(TARP)의 잔여금에서 750억~1000억달러를 PIPP에 출연하기로 했다.

이번 부실자산 해소계획은 부실대출 해소에 맞춘 레가시 대출프로그램(Legacy Loans Program)과 부실증권 레가시증권프로그램(Legacy Securities Program) 둘로 나뉜다.

레가시 대출프로그램은 부실대출을 정리해 은행들의 대차대조표를 깨끗하게 정리하려는 목적이다.

마크 잔디는 "부실대출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 미국 정부는 최종적으로 추가 3000억에서 4000억달러가 필요하다"라며 "최대 1000억달러로 출연 규모를 정해 놓은 재무부 계획은 현재로서는 좋은 출발로 보이지만 점차 의회에 더 많은 지원금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재무부의 레가시증권프로그램은 민간주택대출담보부증권(Non-agency RMBS)과 상업주택담보부증권(Commercial MBS)를 해소하는 데 맞춰져 있다. 발행시 AAA 이상 신용등급을 갖고 있던 MBS(주택저당증권)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에 따르면 미국 주택시장 호황기인 2005년에서 2007년 사이에 발행된 AAA 등급의 MBS 규모는 2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게다가 이 중 4분의 1 이상인 6000억달러 규모의 MBS가 S&P에 의해 신용등급이 강등돼 상당수가 투자등급 미만이거나 정크본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는 2005년 전이나 2008년 이후 발행된 MBS는 제외한 자료여서 부실증권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독립 채권리서치기관인 크레디트사이트는 "재무부의 부실자산 해소 프로그램의 규모는 문제 우려가 있는 자산을 모두 정리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정부가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마크 잔디는 "만약 재무부의 계획이 제대로 굴러간다면 의회는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