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BMW 코리아 사장 "한국 중소 부품업체 적극 발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 EU, FTA 체결 되면 BMW 차값도 낮아질것
딜러 네트워크 재정비에 연말까지 100억원 지원
딜러 네트워크 재정비에 연말까지 100억원 지원
"한국과 EU(유럽연합)가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해 두 지역 간 자동차 관세가 사라지면 관세분만큼 BMW 차값을 낮출 생각입니다. FTA 체결에 따른 관세 인하 혜택은 자동차업체가 아닌 고객이 받아야 한다는 게 소신이기 때문이죠."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52)이 '고객 중심 경영' 원칙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최근 기자와 만나 "기업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고객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입차를 판매하는 '장사꾼'을 넘어 고객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 사장은 '내부 고객'인 딜러들과의 파트너십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선 영업 현장에서 BMW의 가치와 우수성을 전파하는 '얼굴'은 코오롱모터스 도이치모터스 등 7개 딜러 업체에서 근무하는 1500명의 영업맨들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BMW코리아가 2007년부터 '딜러 네트워크 재정비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딜러들이 노후화된 전시장을 리노베이션하거나 서비스센터 진단기기 등을 도입할 때 할부금융 자회사인 BMW파이낸셜코리아를 통해 저리로 자금을 융자해 주고 있다. 김 사장은 "딜러 네트워크 재정비에 지원한 금액은 올 연말까지 70억~1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국 부품업체와 독일 BMW그룹 본사를 연결해 주는 '가교 역할'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3년부터 KOTRA 등을 통해 추천받은 한국 부품업체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룹 본사에 소개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2006년에는 독일에서 10개 한국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제품설명회인 '코리아 이노베이션 데이'를 개최,4개업체가 납품계약을 체결한 적도 있다.
이달 초 BMW그룹 구매담당 총괄 사장 등 8명이 현대모비스 등 한국 부품업체 25곳을 방문한 것도 김 사장이 주선했다. 그는 "본사가 조만간 최종 납품업체를 선정하겠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며 "기술력이 있지만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 부족으로 해외 고객을 찾지 못한 국내 중소부품업체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해 BMW코리아 신차 출시 계획도 밝혔다. 오는 5월 중 로드스터모델인 'Z4'를 내놓고 올 가을께 7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760Li'도 출시할 방침이다. 그는 "향후 2년간 그룹 차원에서 6종의 신차가 나올 예정"이라며 "신차가 출시되는 대로 한국에 들여올 것"이라고 말했다.
업황 전망과 관련,김 사장은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작년보다 10~20% 줄어들 것"이라며 "차 수요는 내년 하반기는 돼야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경영 화두는 '생존'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김 사장은 "연초 사업계획 수립 때 원 · 유로 환율을 평균 1600원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1900원을 넘고 있어 차를 수입하는 BMW코리아 입장에서는 경영 부담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더라도 올해는 반드시 흑자를 내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은 7시리즈 판매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그러나 BMW코리아의 올해 목표 판매 대수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BMW가 BMW코리아에 700억원을 긴급 지원한 배경도 설명했다. 김 사장은 "BMW는 한국법인이 아닌 본사 차원에서 외환 관리를 하는데,작년 한국 법인의 환헤지 제안을 본사가 간과했다"며 "이 점을 적극 내세워 BMW그룹 해외 현지법인 중 유일하게 지원을 얻어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금 지원 방식은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리지 않고 차량 수입가격(이전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었다"며 "덕분에 BMW코리아는 작년 500억원 적자 처지에 처했다가 150억원 흑자로 돌아서 법인세도 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현재 BMW코리아에는 수입차업체 중 가장 많은 30여명의 국가기능장이 정비인력으로 일하고 있다"며 "정비 기술진의 전문성을 더 높여 고객서비스 질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