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의 질주③] 첨단 신소재의 힘…세계 최대 중국 나이키공장 핵심원료는 '한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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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흔들리는 10년 추격자 중국
슈퍼·스마트 섬유 등 대약진
'섬유강국' 中 누른 기술의 승리
슈퍼·스마트 섬유 등 대약진
'섬유강국' 中 누른 기술의 승리
섬유는 오늘의 한국 제조업을 일궈낸 1등공신이다. 수출 100억달러라는 목표가 너무 멀게 느껴졌던 1970년대 한국 수출산업의 '대표선수'였다. 그러나 2000년 187억달러의 수출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지난해 133억5500만달러로 주저앉았다.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1년 4.4%에서 2006년엔 2.3%로 반토막이 났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26.0%에서 35.5%로 증가했다.
이런 섬유업계에서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2007년 한국의 섬유 수출은 134억달러로 전년보다 2억달러 늘어나며 7년 만에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작년 11월과 12월 수출이 대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연간 전체로는 0.7% 줄어드는 데 그쳤다. 섬유업체의 3분의 1이 도산할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 정부가 수출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률을 대폭 인상하며 응급처치를 해야 할 정도로 충격을 받은 중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섬유강국이라는 중국을 그로기 상태로 몰고간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의 섬유가 선전한 것은 가격이 아닌 기술로 무장한 덕분이다. 코오롱이 미국 듀폰,일본 데이진과 과점하고 있는 섭씨 500도에서도 타지 않는 '슈퍼 섬유'를 비롯 디지털장비에 사용되는 '스마트 섬유',직경이 1㎛ 이하인 '나노 섬유' 등 산업용 섬유로 불리는 첨단 신섬유로 일찌감치 산업구조조정을 시작한 게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2015년께면 한국의 전체 섬유수출액(목표) 200억달러의 60% 이상이 첨단 신섬유에서 나올 것"(하명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이란 기대가 부풀고 있다.
첨단 신소재 개발은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들어 줬다. 나이키 신발의 최대 생산공장은 중국에 있지만,그 신발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푹신푹신한 기능성 깔창은 한국상품이다. 기능성 깔창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계 합성수지 EVA는 전 세계에서 미국 듀폰과 한국 삼성토탈만이 나이키에 공급한다. 작년 삼성토탈이 나이키에 판매한 EVA 규모는 1만t으로 나이키가 사용한 양의 딱 절반이다. 전 세계 나이키 운동화 중 절반에는 삼성토탈의 EVA가 들어가 있는 셈이다.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가격공세에 눌려 있던 한국 제품이 환율 효과까지 가세하면서 약진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아프리카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을 이겨냈다.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선 및 광케이블 시장은 중국이 15.8%의 점유율로 수위를 달렸다. 한국은 1.6%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전선은 양질의 상품에 흑인 공장장을 임명하는 현지화 전략,환율 프리미엄까지 가세한 덕분에 최근 남아공 내 2위업체로 올라섰다. 케냐의 영상수신기 시장도 중국 독점체제를 한국 기업들이 무너뜨리고 있다.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2005년 1.9%에서 2007년 9.7%로 큰 폭 증가했다. 중국이 3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의 거센 도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이정호 기자 forest@hankyung.com
이런 섬유업계에서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2007년 한국의 섬유 수출은 134억달러로 전년보다 2억달러 늘어나며 7년 만에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작년 11월과 12월 수출이 대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연간 전체로는 0.7% 줄어드는 데 그쳤다. 섬유업체의 3분의 1이 도산할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 정부가 수출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률을 대폭 인상하며 응급처치를 해야 할 정도로 충격을 받은 중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섬유강국이라는 중국을 그로기 상태로 몰고간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의 섬유가 선전한 것은 가격이 아닌 기술로 무장한 덕분이다. 코오롱이 미국 듀폰,일본 데이진과 과점하고 있는 섭씨 500도에서도 타지 않는 '슈퍼 섬유'를 비롯 디지털장비에 사용되는 '스마트 섬유',직경이 1㎛ 이하인 '나노 섬유' 등 산업용 섬유로 불리는 첨단 신섬유로 일찌감치 산업구조조정을 시작한 게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2015년께면 한국의 전체 섬유수출액(목표) 200억달러의 60% 이상이 첨단 신섬유에서 나올 것"(하명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이란 기대가 부풀고 있다.
첨단 신소재 개발은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들어 줬다. 나이키 신발의 최대 생산공장은 중국에 있지만,그 신발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푹신푹신한 기능성 깔창은 한국상품이다. 기능성 깔창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계 합성수지 EVA는 전 세계에서 미국 듀폰과 한국 삼성토탈만이 나이키에 공급한다. 작년 삼성토탈이 나이키에 판매한 EVA 규모는 1만t으로 나이키가 사용한 양의 딱 절반이다. 전 세계 나이키 운동화 중 절반에는 삼성토탈의 EVA가 들어가 있는 셈이다.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가격공세에 눌려 있던 한국 제품이 환율 효과까지 가세하면서 약진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아프리카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을 이겨냈다.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선 및 광케이블 시장은 중국이 15.8%의 점유율로 수위를 달렸다. 한국은 1.6%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전선은 양질의 상품에 흑인 공장장을 임명하는 현지화 전략,환율 프리미엄까지 가세한 덕분에 최근 남아공 내 2위업체로 올라섰다. 케냐의 영상수신기 시장도 중국 독점체제를 한국 기업들이 무너뜨리고 있다.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2005년 1.9%에서 2007년 9.7%로 큰 폭 증가했다. 중국이 3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의 거센 도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이정호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