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鄭 '전주덕진 공천' 담판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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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통큰 결단을"…정동영 "당원의사 존중을"
다음 회동 일정 못잡아…DJ "무소속 출마는 없어야"
다음 회동 일정 못잡아…DJ "무소속 출마는 없어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24일 4 · 29 재 · 보궐 선거 공천 문제를 놓고 담판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시내 모처에서 세 시간가량 만찬 회동을 가졌으나 양쪽 모두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정 대표는 회동 직후 마포구 상수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다시 만나서 얘기를 하기로 했지만 아직 만날 시간은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회동에서 정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재확인한 '덕진 공천 불가' 뜻을 전달하면서 재 · 보선 승리를 위해 정 전 장관이 '통 큰 결단'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공천을 받지 못하더라도 무소속 출마는 절대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정 전 장관은 귀국과 덕진 출마의 진정성을 설명하면서 "지도부 판단을 존중하지만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견을 지도부가 경청해 줘야 한다"며 덕진 출마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 체제를 위해 적극 협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같이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섬에 따라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김대중 전 대통령이 두 가지 방향을 제시해 주목된다. 당을 깨서는 안 된다는 것과 무소속 출마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이 부인 민혜경씨와 함께 이날 귀국 인사를 위해 동교동 사저로 자신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이 배석한 가운데 회동은 50분 동안 이뤄졌다.
정 전 장관은 미국 생활에 대해 얘기한 뒤 "당에 들어가 열심히 당을 돕겠다"며 김 전 대통령에게 덕진 출마 결심을 밝혔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당과 잘 협의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라"면서도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당이 깨지거나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이 실망한다. 그렇게 되면 당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일부에서 무소속 출마니 분당이니 그런 얘기가 나오는데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공천 배제시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전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는 "사실상 정 전 장관에게 무소속으로 나가지 말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덕진 출마에 대한 당내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마저 공개적으로 손을 들어주지 않음에 따라 정 전 장관은 한층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전 장관은 "내일부터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조세형 고문,문희상 국회부의장,박상천 의원 등 당 원로들을 만날 생각"이라며 출마 명분을 쌓기 위한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강동균/노경목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