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에 이어 증권주들도 연일 뜀박질하며 증시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증권이 6만1500원으로 2.33% 오른 것을 비롯해 대우증권(3.74%) 미래에셋증권(6.89%) 우리투자증권(1.89%) 등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HMC투자증권(4.12%)과 부국증권(2.45%) 등 중소형 증권주들도 상승 행렬에 동참했고 코스닥시장의 키움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은 나란히 연중 최고가에 올랐다. 이날 증권업종지수는 2.89% 상승한 2590.90으로 거래를 마쳐 최근 사흘간 상승률이 8%를 넘어섰다.

원 · 달러 환율 하락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잦아들면서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증권주들은 은행이나 보험주에 비해 자기자본비율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 최근 고객예탁금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등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환위기 당시에도 증권주는 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기업가치 회복과 이에 따른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에 가장 먼저 반응했다"면서 "국내외 구조조정과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는 만큼 상승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금융업체들의 부실 문제가 점진적으로 해소되면서 금융주들이 증시 상승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전 구간에 비해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낮아진 반면 정책의 강도는 높아져 당분간은 그동안 소외받았던 금융주들이 주도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는 KB금융(4.63%)과 신한지주(3.61%) 우리금융(2.41%) 등 은행주들도 이틀 연속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고,오는 4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와 미국 은행들의 부실 여부를 판단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등이 또 한차례 증시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