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불황, 우리가 뚫는다] 건설 불황 돌파나선 '10人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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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라고 모두가 아우성이다. 경기에 민감한 건설 · 부동산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아파트나 빌딩 등을 짓는 건설업체들은 미분양을 걱정하며 공급을 미루고 있다. 집이나 땅이 필요한 실수요자들 역시 지갑을 닫고 있다. 불황이 또 다른 불황을 낳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판이다. 정부가 꽁꽁 얼어붙은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잇따라 규제를 풀고 있지만 아랫목이 따뜻해진다는 얘기는 아직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가 걸음을 멈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군 이래 최악이라는 건설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묵묵히 땀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건설 관련 단체 · 기관들이다. 일반인들에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건설 · 부동산 시장 곳곳에서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버팀목이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이들의 행보는 더욱 바빠진다. 건설산업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18%에 이른다. 그만큼 경기 회복에 필수불가결한 산업이다. 4대강 정비,공공공사 조기 발주,녹색 뉴딜,일자리 나누기(잡 셰어링) 등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들이 대부분 건설산업과 관련이 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들 단체는 미분양 누적,주택 수요 감소 등으로 계속되고 있는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기 위해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의 목소리를 모아 정부에 법령 · 제도 개선 등을 요청하는 핵심 창구이기도 하다. 때로는 정부를 대신해 정책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하기도 한다.
7100여 일반 건설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대한건설협회(회장 권홍사)를 비롯해 해외건설협회(회장 이재균),대한전문건설협회(회장 박덕흠),한국건설경영협회(회장 변탁) 등은 토목 · 건축,해외 건설 등 이른바 '하드웨어' 건설 분야의 싱크 탱크다. 한국주택협회(회장 김정중),한국공인중개사협회(회장 이종열),한국감정평가협회(회장 서동기),한국부동산개발협회(회장 정춘보) 등도 주택 등 부동산 시장에서 소비자와 공급자,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대한주택보증(사장 남영우)이나 건설공제조합(이사장 송용찬) 등 건설 관련 보증회사들은 동맥경화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자금난 해소와 경기 활성화 지원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아파트 분양 계약자 보호는 물론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이거나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이나 공사 수주 때 필수적인 보증서(분양 보증 · 공사이행 보증) 발급 조건을 완화하는 식으로 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잡 셰어링에도 앞장서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로 국내 고용 시장이 최대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가 최근 18개 건설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고용안정 및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기로 결의한 것도 불경기의 최대 복병이 바로 '실직'이라는 점에서 고통을 나눠보자는 취지다. 건설산업의 고용 효과가 다른 업종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