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향후 5년간 중소기업 기술혁신의 방향타 역할을 할 중소기업기술혁신5개년계획의 윤곽이 어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드러났다. 중소기업기술혁신 촉진법에 따라 중소기업청이 5년마다 수립하는 이번 계획의 키워드는 글로벌화와 녹색성장으로 잡혔다. 당장의 위기 극복과 함께 위기 이후까지도 겨냥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과거 외환위기 당시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가 오히려 확대되면서 경제회복을 앞당길 수 있었던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 당시보다 훨씬 더하다는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실물경제 위기를 돌파(突破)하기 위해서도 결국은 혁신적 중소기업들이 그 해답이다.

우리는 위기 속에서도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촉진하겠다는 것은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본다. 수출은 대기업, 내수는 중소기업이라는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중소기업들의 글로벌화를 도모할 절호의 시기다. 몇년 전부터 국내기업들이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는 현상을 우려해온 것과는 달리 최근 들어 글로벌 대기업들이 기술력이 있으면서 원화약세로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국 중소기업들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앞으로 원고현상이 다시 나타난다고 해도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라면 걱정할 것이 없다. 그 때는 원고를 활용해 해외기업들을 인수합병하면서 글로벌화를 도모(圖謀)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국내외시장 구분이 없어지는 추세에서 중소기업들은 글로벌화에서 생존과 성장의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안된다.

녹색성장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풀뿌리 중소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우리가 그 성장과실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지금처럼 대부분의 녹색관련 기술들을 독일 일본 미국 등에 의존하는 한 녹생성장을 해봐야 남 좋은 일만 시킨 채 우리의 무역수지나 기술수지만 악화될 게 뻔하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건 중소기업 기술혁신 5개년계획이 중기청만의 일이 돼선 안된다는 점이다.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부처들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이 계획을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