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의 예술적 삶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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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사 박물관 '운현궁을 거닐다'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년)의 사저이자 고종이 즉위 전까지 살았던 운현궁(사적 제257호) 마당에는 '옥소'(玉沼)라는 이름의 수조가 하나 있었다. 높이 40㎝,가로 · 세로 86㎝의 정사각형 대리석 수조로 대원군의 글씨와 대나무 · 난 그림을 네 면에 새겼다.
구한말 격변기를 살면서도 여유와 운치를 즐겼던 대원군의 면모를 보여주는 실례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개관 7주년 특별전 '운현궁을 거닐다'는 '옥소'를 비롯해 '묵란도 병풍''화접도''흥선대원군 초상' 등 운현궁의 역사와 생활상,예술인으로서 대원군의 면모를 보여주는 유물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일제강점기에 다른 황실 재산과 함께 국유화됐던 운현궁은 해방 이후 대원군의 후손에게 반환됐다가 1993년 서울시가 매입해 관리하고 있으며 운현궁에 보관 중이던 6664건(평가액 기준 약 85억원 상당)의 유물은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됐다.
이번 특별전은 이 중에서 엄선한 명품 150여 점과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소장된 대원군의 예술 작품,운현궁 후손들이 소장한 생활상 관련 유물 등으로 운현궁의 역사와 인물,예술세계,생활,현대 운현궁의 다양한 모습 등을 보여준다.
전시실 중앙을 묵직하게 차지하고 있는 놋쇠 화로는 대원군이 직접 사용했던 것으로 간결하면서도 중후한 왕실 유물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 당시의 회중시계,은제 합과 젓가락,주전자 등 대원군 무덤인 흥원(興園)에서 출토된 유물과 '石坡'(석파)'大院君章'(대원군장) 등의 인장류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대원군의 맏아들이자 고종의 형인 이재면과 그의 아들 이준용,고종의 5남인 의친왕의 아들이자 이준용의 양자였던 이우 등 운현궁에서 살았던 사람들을 초상화로 만날 수도 있다.
또 서구식 가구,상아가 장식된 식탁용 칼,시중 드는 이를 부를 때 썼던 은종,전통복식과 나란히 걸려 있는 서양식 웨딩드레스 등은 서양문물이 근대 한국에 어떤 식으로 유입돼 왕실 문화에 반영됐는지 가늠케 한다. 5월31일까지.(02)724-0145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