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세 번째 신청입니다. "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직장인 스타일 변신 프로젝트'에 선정되길 간절히 바라온 사람이 있다. 모 방송사 기술감독인 안대호씨(40).아직 미혼인데 첫인상은 전형적인 40대 중반 '아저씨'였다.

지난 20일 서울 청담동 정샘물 인스피레이션에 들어선 안씨는 180㎝의 훤칠한 키,긴 팔다리 등 괜찮은 신체조건임에도 깡마른 몸매에 5 대 5 가르마,정장바지에 짙은 줄무늬 셔츠 탓에 전혀 부각되지 않는다.

"제가 불혹의 나이라서…"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 만큼 나이를 너무 의식하는 느낌이다.

"나이 먹어 무슨 주책이냐는 소리를 들을까봐 스타일을 바꾸는 게 두려웠다"고 한다. 그렇다고 옷차림에 전혀 무관심한 편도 아니다. 나이,직업을 고려해 클래식과 캐주얼을 적절히 매치하는 나름의 코디법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매치한 스타일이 고작 정장바지에 셔츠다. 바지에 맞춰 벨트,구두에도 신경 쓴다지만 알아주는 이 하나 없다.

정세라 까르뜨블랑슈 디자인실장이 안씨에게 제안한 스타일은 블루 계열의 체크무늬 셔츠와 화사한 흰 재킷으로 클래식한 느낌을 주고 바지는 캐주얼풍으로 밑단을 살짝 접어준 청바지.'하의는 클래식,상의는 캐주얼'이란 안씨 나름의 코디법을 정반대로 바꾼 것이다.

평소 쓰는 금테 안경 대신 개성 넘치는 뿔테 안경으로 포인트를 줬다. 피부가 짙은 편이라 파스텔톤보다는 블루나 블랙과 화이트로 깔끔하게 대비되는 컬러가 어울린다는 게 정 실장의 설명이다.

그동안 안씨를 더욱 나이 들어 보이게 만든 것은 말라서 더 길어보이는 얼굴.정남 헤어디자이너는 앞머리로 이마를 살짝 가려 얼굴이 작고 젊어 보이게끔 연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촌스러운 가운데 가르마를 없애고 머리 옆부분은 바람머리처럼 헤어드라이어로 자연스럽게 넘겨 왁스로 고정했다.

이때 앞머리만 옆으로 넘기면 자칫 가발처럼 어색할 수 있어 정수리 부분을 집어서 말린 뒤 긴 얼굴이 계란형으로 보이도록 헤어 뿌리 부분에 볼륨감을 살렸다.

"우와~,적어도 5년은 젊어 보이네요!" 그의 달라진 모습에 헤어디자이너,미용실 직원들이 먼저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안씨도 "제게서 이런 모습이 나올 줄 몰랐다"며 스스로 놀랐다. "너무 멋있어져 다른 여자들이 넘보면 어떡하냐고 여자 친구가 말렸는데 이젠 진짜 그런 걱정을 해야 할 것 같네요. "

글=안상미/사진=김기현 기자 saramin@hankyung.com
의상코디=정세라 까르뜨 블랑슈 디자인실장
헤어코디=정남 헤어디자이너(정샘물 인스피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