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이윤을 남기려면 우선 그 제품이 좋은 값에 많이 팔려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외면하는 불량제품은 많이 팔릴 수가 없다. 근로자들이 태만하면 좋은 제품이 생산될 리 없고 사용한 부품과 원자재가 불량품이어도 역시 제품은 잘 팔리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많이 팔리는 제품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아이디어가 부실하면 아무리 좋은 원자재로 잘 만들어도 팔리지 않고 또 자금이 없으면 생산 자체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잘 팔리는 좋은 제품은 기업가의 창의력과 근로자의 성실 노동,좋은 부품과 원자재 그리고 자금이 서로 합작한 성과다.

그렇다면 이렇게 합작해서 벌어들인 돈은 협력에 참여한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나누어질까? 노동자들은 정해진 임금을 받고 채권자는 정해진 이자를 받는다. 그리고 부품과 원자재 공급자도 각각 미리 정해진 대로 대금을 받아간다. 판매수입에서 모든 비용을 공제하고 남은 것이 이윤이다. 기업가를 제외한 모든 참여자들은 사업이 잘되든 못되든 사전에 약속된 자기 몫을 보장받지만 기업가의 몫인 이윤은 다른 참여자들의 몫을 빼고 남은 잔여(residual)다.

사업이 잘되면 이윤이 생기지만 잘못되면 이윤은커녕 이미 지급한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여 빚을 지기까지 한다. 지속적으로 손실을 입는 기업은 결국 파산하고 그 생산활동도 지속되지 못하므로 기업이 참여자들의 몫을 제대로 지급하려면 반드시 이윤을 남기도록 경영해야 한다. 그러므로 기업의 경영권은 이윤 동기가 가장 강한 기업가가 담당한다. 현실적으로 이윤을 얻는 주주들이 경영권을 행사하는데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를 선임하여 그에게 경영권을 위임한다.

가끔 제기되는 노동자들의 경영 참여 논의는 기업 경영을 노동자들이 좌지우지하겠다는 것보다는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것이 목표이다. 임금 협상 과정에서 사측이 어려운 기업 형편을 내세워서 임금 인상 요구를 거부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노측이 기업 형편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전개의 배경에는 임금 인상을 기업의 지급 능력에 맞추어 결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그렇지만 얼핏 보기에 합당한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인식은 노동시장의 경쟁이 심각하게 제한된 상황에서나 관철된다. 일단 영업이 호조를 보이면 기업의 지급 능력도 커진다. 이에 따라서 임금을 인상한다면 수많은 근로자들이 이 기업에 취업하기 위하여 몰려들 것이고 시장경쟁이 정상적으로 전개될 경우 이 기업의 임금은 다시 시장균형 수준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 즉 경쟁이 활성화된 노동시장에서는 지급 능력에 맞춘 임금 부담이 불가능하다. 지급 능력에 맞춘 임금 부담은 내부직원 보호를 위하여 외부인력을 차별하도록 조장하는 잘못된 노동시장 질서에서나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