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외제약 그룹 계열사인 바이오 벤처기업 크레아젠홀딩스가 바이오 신약인 간암 치료제를 2011년 국내에서 내놓기로 했다. 또 특허기술인 CTP(단백질약물 전달기술)를 활용,주사제인 성장호르몬과 주름제거제 등을 바르는 약으로 출시하기로 하는 등 이른바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개량신약)' 시장에도 진출한다.

크레아젠홀딩스(대표 한성권)는 25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흡수 합병한 중외신약(대표 박종전)과 향후 2~3년 안에 간암 치료제 등 세계적인 바이오 신약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골자로 한 합병 후 신약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회사 간에 공식 합병을 통해 바이오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레아젠홀딩스는 지난달 16일 중외신약을 흡수 합병한다고 발표했으며,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 추인 등 공식 절차를 거쳐 5월29일 재상장한다.

한성권 크레아젠홀딩스 대표는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탐색 단계보다 임상 단계에서 막대한 비용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번 합병을 계기로 임상비용 조달이 가능해진 데다 양사의 전문인력과 원천기술을 융합해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신약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올해 우선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60억원가량의 R&D 비용을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는 한편 2014년까지 총 380억원을 추가 투자해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을 확충키로 했다고 밝혔다. 연구개발비 60억원은 크레아젠홀딩스의 올해 매출 목표 783억원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크레아젠홀딩스는 이 같은 공격적인 R&D 투자를 통해 자회사인 크레아젠(대표 배용수)이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간암 치료제와 관절염 치료제 등 7가지 세포 치료제(신약 후보물질)의 상용화를 최소 2~3년가량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용수 크레아젠 대표는 "당초 2013년까지 임상 2상을 마치기로 했던 간암 치료제 CreaVax-HCC의 임상 진행 속도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한 뒤 이르면 2011년에 국내 시장부터 내놓기로 했다"며 "전립선암 치료제 CreaVax-PC도 2012년에 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포 치료 기법을 활용한 간암 치료제와 전립선 치료제가 상용화될 경우 이는 국내 첫 사례다.

아울러 당초 2019년 출시를 목표로 전 임상시험을 진행해오던 관절염 치료제 CreaVax-RA와 간염 치료제 크레아페론(Creaferon)도 임상 진입을 위한 식품의약품안전청 임상시험 승인 신청(IND)을 올 하반기로 앞당겨 2015년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한성권 크레아젠홀딩스 대표는 "그동안 미뤄왔던 크레아톡스,성장호르몬과 같은 특허가 끝난 주사제를 회사만의 특허기술인 CTP를 활용해 바르는 제품으로 개량할 수 있게 돼 회사 수익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외제약 그룹 지주회사인 중외홀딩스는 현재 크레아젠홀딩스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중외신약과 크레아젠홀딩스의 합병이 완료되면 중외홀딩스의 크레아젠홀딩스 지분율은 42.1%로 늘어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