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그동안 잔뜩 위축됐던 기업공개(IPO)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철회했던 장외 중소 · 중견 기업들이 다시 상장을 서두르고 있으며 진로 STX엔파코 등 대기업들도 기업 공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이 넘쳐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실적 결산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증시에 봄바람이 불면서 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현재 바이오기업인 코오롱생명과학 등 9개 기업이 상장을 위해 공모주 청약 일정을 확정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26~27일 일반 청약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에스앤에스텍 뷰웍스 에이테크솔루션 엔에스브이 에스티오 네프로아이티 티플랙스 우림기계 등이 잇따라 내달 공모에 나선다.

내달 6~7일 공모에 나서는 에이테크솔루션의 유영목 대표는 "상장 시기를 미루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자금 조달이 목적이 아닌 만큼 물량을 최소화해 공모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금형 분야에선 에이테크솔루션이 삼성전자 보르도 신화의 숨은 주역"이라며 "올해 매출 1400억원을 달성해 금형분야 세계 '톱3'에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금융위기로 상장을 철회했던 흥국 서암기계공업 해덕선기 신텍 등도 내달 중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어서 공모기업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두 차례나 IPO를 철회했던 흥국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기대했던 것보다 좋아져 상장을 다시 추진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4월 중순 이전에는 기업 공개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상장 시기를 연기했던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도 최근 증시 반등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이달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상장 기한인 6개월 동안 IPO를 못해 연기신청서를 낸 기업만 유가증권시장 6개사,코스닥시장 16개사 등 모두 22개사나 된다.

이상오 한국투자증권 IPO담당 팀장은 "원 · 달러 환율 하락 등에 힘입어 시장 분위기가 확연하게 좋아지면서 그동안 시기를 저울질하던 기업들이 서둘러 IPO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진로 STX엔파코 등 대기업들도 상장 시기를 타진하고 있다. 진로 관계자는 "현재 상장을 검토 중"이라며 "다음 주 초에는 결정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X엔파코도 지금이 상장 적기라고 판단,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실시한 중국식품포장과 네오피델리티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각각 230 대 1과 569 대 1에 달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공모가격은 회사 측 희망가격대(1만9500~2만3500원)의 상단인 2만3500원에 결정되는 등 공모가도 기관들의 적극적인 투자 자세로 올라가는 추세다.

신동민 대우증권 ECM부 팀장은 "3월 위기설이 진정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안정된 데다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려 있어 기업들이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조재희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