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가 상승 반전했다. 박스권 상단인 1230선 돌파한 뒤 1240선마저 넘었다. 외국인이 현물 시장에서 팔고 있지만, 선물시장에서 '사자'에 나서며 지수를 플러스로 바꿔놨다.

국내 증시가 최근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매매에 좌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무엇보다 국내외 경제지표의 호전이 지수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2월 신규주택판매와 기존주택판매, 신규주택착공건수가 모두 증가세를 보이며 바닥 탈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경기 침체를 몰고 왔던 미국 부동산 경기가 회복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은 증시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 美 부동산 지표 일제히 반등…봄바람 '솔솔'

그 동안 증시가 반등을 시도할 때마다 증시 비관론자들이 그 지속성을 의심하는 근거로 내세운 것은 '미국 부동산 경기의 하락'이었다.

미국 투자은행의 몰락과 경기침체, 글로벌 정책 공조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진앙지인 미국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를 멈추지 않는한, 증시의 상승세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게 그들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부동산 관련 지표가 속속 호전되고 있어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있다.

전일 미국 상무부는 2월 신규주택판매가 연율 33만7000채(계절조정)로 전월대비 4.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미국의 신규주택판매는 30만9000채로 전월비 10.2% 급감해 사상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의 2월 신규주택착공도 전월대비 22.2%, 기존주택판매은 5.1% 늘어나는 등 주택관련 지표가 줄줄이 반등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거시지표 개선이 연속적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금융위기의 근원인 주택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투자심리 회복에 크게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글로벌 경기침체의 위축속도가 완화되고 있는 신호가 발생하고 있다"며 "전세계에 공급된 막대한 규모의 유동성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 국내도 바닥 시그널 '반짝'

전문가들은 국내경기에서도 바닥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저점을 선행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전월차'가 올 1월부터 완만한 하락폭을 보이고 있고, '경기선행지수의 전년동월비의 전월차'도 작년 12월 이후부터 감소폭이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재고조정 완화, 환율안정,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경기의 추가적인 위축을 억제해 저점을 형성하는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경기회복의 조짐은 기대감에 머물렀던 유동성 장세의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빈아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불안이 완화되고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대기하고 있던 높은 유동성이 증시에 유입돼 추가 상승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동성 장세의 요건이 충족돼 가고 있다고 보고 증권, 건설, 운수장비, 전기전자업종에 관심을 두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