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투자펀드에 대해 '매도'의견을 냈던 굿모닝신한증권이 4개월만에 입장을 긍정적으로 바꿨다.

이 증권사의 펀드리서치팀은 26일 '펀드인사이트'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투자펀드를 포트폴리오에서 제외시킬 필요는 없다"며 "러시아에 대한 시각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이른 동면에 빠진 러시아펀드'라는 보고서를 통해 '비중축소' 의견을 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을 고려할 때 러시아펀드의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낸 것.

실제로 미국과 일본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던 지난 2~3월에 러시아펀드의 수익률은 반등세가 뚜렷했다.

'신한BNPP더드림러시아주식형자펀드'는 1개월 수익률이 23.46%에 달한다. '미래에셋맵스 인덱스러시아주식형펀드'과 '하이 러시아 플러스주식형펀드'도 1개월 수익률이 각각 22.91%, 23.20%를 기록하는 등 러시아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급격히 나아지고 있다.

같은 시기에 인접 동유럽국가들의 디폴트 우려까지 겹쳤음을 감안하면 이 같은 수익률 회복은 더욱 의미가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종철 펀드리서치팀 연구원은 "러시아 경제의 핵심인 국제유가의 반등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지정학적 갈등도 완화되고 있다"며 "러시아의 성장 잠재력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에도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생산조절을 통한 공급관리, 달러약세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실물자산 선호추세로 국제유가는 반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증시에 투자할 때 위험요소인 지정학적 갈등도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오바마정부 출범 이후 폴란드에 건설중인 미사일기지 취소 검토와 아프카니스탄 문제에 대한 미-러의 공동대응 등으로 ‘신(新)냉전시대’가 완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러시아는 금융불안 상황에서 모라토리움을 선언한 전력(前歷)이 있는 국가가 됐다. 국가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는 환율불안과 자본이탈 등으로 이어졌지만 1999년과 지금의 러시아는 확연히 다르다는 해석이다.

지난 11일 무디스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aa1'로 그대로 유지한 것도 러시아가 큰 고비를 넘겼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김 연구원은 진단했다.

그는 "전환점(Turning point)을 맞이한 상황에서 기존 러시아펀드 투자자는 ‘반등시 비중 축소’에서 ‘하락시 비중 확대’로 투자전략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며 "신규 투자자는 점진적인 상승을 염두에 둔 적립식 투자에 나설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