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아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에 8조원의 자금이 몰리며 7.4 대 1의 높은 개인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많은 자금이 몰린 이유는 기아차BW 투자를 통해 채권 이자와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을 동시에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아차BW는 만기 수익률이 연 5.5%로 유사한 신용등급의 회사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공모 당시의 주가가 7500~8000원 수준으로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인 6880원보다 높은 상황이었고 주가의 추가 상승으로 인한 차익 실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인기를 끌었던 것이다.

기아차BW 같은 특성을 가진 채권을 주식 관련 사채라고 하는데,발행 구조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우선 BW는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워런트)가 붙어 있는 채권을 일컫는다. BW는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채권과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워런트가 분리된 형태로 발행되기도 한다.

또 전환사채(CB)는 채권 보유자의 청구가 있을 때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CB는 채권 이자,전환 가격 등의 발행 조건이 미리 정해져 있으며 투자자는 발행 회사의 주가 등을 감안해 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교환사채(EB)는 채권 보유자가 발행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을 요청할 수 있는 채권이다.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채권이라는 점은 전환사채와 유사하지만 전환 대상 주식이 발행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라는 차이점이 있다.

이러한 채권에 투자할 때는 일반 채권 투자 때와 마찬가지로 채권의 만기 수익률을 확인하고,추가적으로 해당 주식과 관련된 발행 조건 및 주가 전망을 살펴봐야 한다. 투자자는 이를 통해 주가 상승으로 인한 차익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전환 조건이 매력적이고 해당 기업의 주가 전망이 좋다면,채권의 만기 수익률이 낮더라도 주식으로서의 투자 가치를 감안하여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주식 전환을 통해 자본 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낮은 채권이라면,채권의 만기 수익률이 높은 경우에만 투자 매력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주식 관련 사채에 대한 투자는 해당 채권과 관련한 투자 분석이 제대로 이뤄져야 투자 효과가 극대화된다.

주식 관련 사채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공모 청약을 통해 배정받는 방법과 장내 채권시장에서 매수하는 방법 등이 있다. 펀드로 투자하는 방법은 소수의 해외 펀드나 사모 펀드를 통해서만 가능한 상황이지만,국내 펀드의 투자 대상이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펀드를 통한 주식 관련 사채 투자도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 관련 사채는 일반 채권에 비해 다양한 조건이 붙어 있어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또 일반 채권과 마찬가지로 발행 기업이 원리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발행 기업의 신용도 점검도 필요하다. 주식 관련 사채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시장 상황에서 유용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홍성용 삼성증권 컨설팅지원팀장 sys916ho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