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토지거래허가 요건이 완화된 서울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지역 부동산 거래가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뉴타운에서 대지지분 20㎡ 이상 주택을 사려면 종전에는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하고 매입 후 3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 했지만 최근 '도시재정비촉진특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허가대상 기준이 대지지분 180㎡로 완화된 상태다. 하지만 경기불황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매수세가 달라붙지 않는 양상이다.

27일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거여 · 마천 뉴타운 일대는 문의만 다소 늘었을 뿐 매수세는 토지거래허가 기준 완화 이전과 차이가 없다. 마천동 원공인 관계자는 "대지지분 33㎡(10평)짜리 연립주택이 작년 하반기 4억2000만원 정도였는데 올 들어 4억원으로 떨어졌다"며 "토지거래허가 완화 이후 매물이 늘었지만 내린 가격에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뉴타운도 비슷한 상황이다. 용산구 한남뉴타운 인근 동서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한 달 동안 거래가 거의 없었던 데다 기준이 완화된 지난 25일 이후에도 분위기가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린 뉴타운 내 사업완료구역과 존치관리구역(개발되지 않거나 장기적으로 개발 가능한 구역)도 매물 증가와 경기침체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총 8개 구역 가운데 3개 구역이 존치관리구역인 강서구 방화뉴타운의 경우 지난해 6월 이후 집값이 10%가량 내렸다.

인근 스카이공인(한경 베스트공인)의 김영전 대표는 "대지지분 33㎡짜리 연립주택이 토지거래허가 완화 전 3억1000만~3억2000만원이었는데 현재는 2억8000만~3억원으로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