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만달러대에 접어든 지 1년 만에 다시 1만달러대로 미끄러졌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경제성장률이 대폭 낮아진 데다 원 · 달러 환율마저 크게 오른 탓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08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1만9231달러로 2007년 2만1695달러에 비해 11.4% 감소했다. 1인당 GNI는 우리 국민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국민 수로 나눈 뒤 달러화로 환산한 수치다.

1인당 GNI는 1995년(1만1432달러) 처음으로 1만달러대에 진입했다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1998년(7355달러) 대폭 줄어든 뒤 2000년(1만841달러) 다시 1만달러대에 진입했다. 이후 증가세가 계속됐고 2007년 처음으로 2만달러를 돌파했다.

한은은 지난해 1인당 GNI가 대폭 감소한 것에 대해 연평균 환율이 2007년 929원20전에서 2008년 1102원59전으로 18.7%나 뛰었기(원화가치 약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화값이 떨어지면 달러화 환산 금액은 그만큼 줄어든다.

물가 등을 감안한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는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교역 조건이 악화하면서 2007년에 비해 0.8% 감소했다. 연간 실질 GNI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1998년(-8.3%)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2% 성장해 전년의 5.1%보다 크게 둔화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