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는 '행복창업네트워크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가 27일 울산 남두구 삼산동 상권에 이어 28일 부산 해운대구 좌동 상권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특히 주말에 열린 부산 행사에서는 로드쇼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300여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울산에서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여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외식업과 도소매업 등의 자영업자들과 주부,직장인,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예비 창업자들이 행사장을 찾아 '찾아가는 무료 컨설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참가자들은 평소 궁금한 점을 묻고 꼼꼼히 메모하는 등 전문 컨설턴트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부산 좌동 재래시장에 지난해 말 떡집을 연 정준 사장(44)은 "불황으로 매출이 부진한 데다 시장 일대 떡집들이 '가격파괴'경쟁을 벌이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컨설팅을 의뢰했다. 신금순 한국자영업연구원 원장은 "가격 낮추기 경쟁은 품질 저하로 가게 이미지를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고객들이 외면한다"며 "정상가를 받되 '국산재료를 써서 정직하게 만든다'는 문구를 붙이는 등 홍보를 강화해 고객들로부터 신뢰감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원장은 "정 사장이 떡 공장장으로 5년여간 일하면서 보유한 기술력이 뛰어나다"며 "이를 살려 떡케이크나 화과자 등 차별화된 메뉴를 만들고 전단지와 점포 앞 현수막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고급화 · 브랜드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좌동에서 여성의류매장을 2년째 운영하고 있는 박송란씨(44)는 "매출이 부진해 신상품을 들여올 자금이 부족할 정도"라며 점포 방문 컨설팅을 신청했다. 매장을 둘러본 디스플레이전문 컨설턴트 안민선 예림 실장은 "쇼윈도에 '옷값이 순진합니다'라는 식의 문구를 붙이는 식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며 "매장 안에 진열한 옷들이 너무 많아 고객이 둘러보기 불편하기 때문에 옷 가짓수는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경진 고경진창업연구소 소장은 "인근 주부들을 신규 고객으로 적극 유인해야 한다"며 "상품 사진과 가격을 넣고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 전단지를 신문지 크기로 만들어 아파트 단지에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 우동에 사는 최모씨(35)는 1억5000만원을 들여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행사장을 찾았다. 그는 "베이커리 전문점이나 편의점,스크린골프장,독서실 등을 알아보고 있는 데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망설여질 뿐"이라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윤태용 F&B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베이커리 전문점과 스크린 골프장은 자금이 모자라고 편의점과 독서실도 현재 경기 상황이나 경쟁 환경에 비춰볼 때 유망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윤 소장은 대안으로 인건비 부담이 없고 직장인 수요가 꾸준한 당구장이나 등산로 입구 해장국집,치킨 · 호프 · 커피를 판매하는 퓨전 경양식집 등을 제시했다.

●…롯데백화점 울산점 인근에서 10년째 낙지전문점을 운영하는 전성기씨(50)는 "불황으로 매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방문 컨설팅을 요청했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은 "현재 5000원짜리 특선 메뉴 외에 눈에 띄는 메뉴가 없다"며 "'산낙지전골'을 대표메뉴로 정하고 실제 요리사진과 메뉴이름을 가게 앞에 내걸어 홍보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 가족단위 손님이 절반이상이기 때문에 꼬마 돈가스,꼬마 돌솥밥 등 어린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어린이 전용 메뉴를 갖출 것을 주문했다.

●…울산시 달동에 사는 김현숙씨(45)는 "5년 전부터 동네 주변에서 '포차'라는 이름으로 고깃집을 하고 있는데 네 식구 생활비도 벌기 힘들다"며 상담창구를 찾았다.

최성웅 호원대 식품외식조리학부 교수는 "김씨 부부가 요리에는 전문성이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쉽게 만들 수 있는 두루치기집으로 특화하는게 좋겠다"며 김치를 비롯한 낙지,주꾸미,장어,오징어 등 두루치기 메뉴를 소개했다.

최 교수는 "포차는 손님들이 2차로 오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얼큰한 생고기 김치전골 메뉴를 함께 판매하면 손님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 · 울산=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